크레신과 퀄컴의 만남, 완전무선 ANC 이어폰 오딕트 트위그 프로

우리나라에도 유명했던 오디오 브랜드가 있었다. 지금은 기억 속으로 많이 잊혀졌지만 40~50대 들에겐 한번 쯤 접해 봤고 그때 그 시절을 기억나게 하는 브랜드가 있는데 크레신도 그런 브랜드 중 하나이다.

크레신하면 CDP와 MP3 플레이어 시절 유명했던 도끼 시리즈가 떠오른다. 소니의 명기였던 E888과 경쟁 할 만큼 기술력을 인정 받기도 했고 유선 이어폰 시절 많은 이들에게 음악을 듣는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했던 이어폰이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이 변하면서 외산 브랜드의 홍수 속에 크레신은 잊혀져 갔고 가끔 OEM 제품 속에서 크레신 제품을 접하기도 했으나 과거 만큼 뚜렸한 움직임은 없었다.

고급형 브랜드로 내세운 피아톤 소식만 가끔 있었을 뿐 그렇게 주목 받은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오딕트라는 새로운 브랜드와 신제품 출시 소식이 전해졌다.

오딕트는 크레신이 만들어낸 프리미엄 라인업의 대표 브랜드로, 기존 라인업과는 디자인적인 차별화도 뚜렸하면서 시그니처 아이템만을 선보일 계획이라니 음질이나 기술적으로도 최상위 라인업만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ê·¸ 첫번째 제품인 트위그 프로는 완전 무선 이어버드에 퀄컴의 최신 기술을 담아낸 것으로 발표됐고 ê·¸ 제품을 지금부터 소개해 볼까 한다.  

 

트위그 프로(TWIG PRO)의 디자인과 착용감

크레신이 만들어 낸 트위그 프로는 종전 무선 이어버드와는 차별화 된 디자인이 특징이다. 원형이라는 기본 베이스는 이미 많은 브랜드가 채택한 방식이지만 L사의 시그니처 시리즈가 연상될 만큼 디자인이 독특하다.

동글 동글하고 매끈한 외형이 아니라 세련된 느낌으로 라인을 강조한 디자인이다. 두께가 살짝 두껍다는 느낌도 있으나 가운데가 살짝 안쪽으로 휘어져 있어 한손으로 잡을때 상당히 편하고 미끄러워서 놓칠 일도 없다.

원형 충전 케이스에 더해 무선 이어버드 본체도 그런 느낌과 컬러 톤을 유지했다. 

무선 이어버드 하우징 자체는 A사의 대표 모델과 비슷해 귀 안쪽 공간에 밀착하기 쉽다. 배터리와 컨트롤 버튼이 배치된 원통형 스틱 부분은 이어버드 하우징 옆으로 튀어나왔고 길이도 긴 편이라서 손으로 잡기 편해 쉽게 끼고 뺄 수 있다.

착용하고 보면 살짝 길고 커 보이는 느낌도 없지 않지만 편의성 만큼은 인정해줘야 한다. 무게도 양쪽 이어버드만 10g에 불과하기 때문에 불편한 느낌은 거의 없다. 가볍다는 느낌과는 차이가 있지만 장시간 사용해도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고 착용감 자체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심하게 격한 운동만 아니라면 이어버드가 벗겨지거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잃어버릴 일은 없을 것 같다.

다만, 트위그 프로에 적용된 컨트롤 버튼이 터치가 아닌 물리 버튼이라서 익숙해 지는 시간이 좀 필요한데 물리 버튼이 오작동 면에서는 장점이 있지만 살짝 터치만 하는 방식 보다 불편한 ê±´ 사실이라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 

 

퀄컴의 기술력 그대로, 스냅드래곤 사운드

크레신 같은 오디오 메이커는 아날로그 사운드에 특화되어 있다. 최종적으로 전달되는 소리를 어떻게 만들어 내는가를 잘 알고 그 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다.

하지만 아날로그 사운드 전에 디지털로 처리해야 하는 부분이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기술 개발이 필요해 졌고 여기에 퀄컴의 기술을 사용해 만들어낸 것이 트위그 프로라는 무선 이어버드다.

트위그 프로에 적용된 퀄컴의 기술은 크게 3가지다.

첫 번째는 블루투스를 사용하는 무선 오디오 기기라면 없어선 안될 코덱인데 이걸 퀄컴의 최신 AptX Adaptive를 사용하도록 만들었다. 이 코덱은 AAC나 SBC만을 사용하는 블루투스 오디오 기기 보다 음질이 뛰어난데다 게임 같이 짧은 지연시간이 필요한 작업에도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AptX Adaptive 보다 앞서 개발된 AptX HD와 AptX LL을 하나로 합쳐 놓은 것이라 생각하면 되는데 작업하는 조건에 따라 음질을 우선으로 할지, 아니면 지연시간 개선을 우선으로 할지 판단되고 그에 맞춰 코덱을 조절하기에 음질과 게이밍을 위한 가장 합리적인 선택으로 인정 받고 있다.

실제, 트위그 프로를 필자의 스마트폰(LG V60 ThinQ)에 페어링 한 후 AptX Adaptive로 연결됐다는 문구도 확인 했으며 지연 시간에 민감한 배그에서도 사격 후 발생하는 싱크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 초기에는 약간의 딜레이가 발생하여 페어링 문제를 확인 했으나 스마트폰 리소스가 거의 남지 않아 발생한 문제였고 재부팅 후 딜레이 현상은 사라졌다.

참고로, AptX Adaptive도 소스과 재생기기 양측에서 지원이 가능해야 사용할 수 있는데 스냅드래곤855 이후 출시된 칩셋이라면 모두 대응이 가능하다. 대신, 제조사가 AptX Adaptive 라이센스를 획득해야만 기능을 제공할 수 있고 현재까지 국내에 출시된 스마트폰 중에서는 LG 벨벳 이후 모델에서만 가능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오디오 코덱 이외에 추가된 퀄컴의 두 가지 기술은 노이즈와 관련된 것들이다. 그 중 하나가 음성 통화시 주변 소음을 제거하기 위한 기술인데 이를 cVc Echo Cancelling과 Noise Suppression이라고 한다.

이 두 가지 기술은 앞서 말한대로 음성 이외의 주변 소음을 제거하거나 줄이기 위한 것이며 이를 위해 최대 2개의 마이크를 사용하게 된다. 이 기술의 성능은 이미 8세대로 진화될 만큼 오랜 기간 검증됐다고 알려져 있다.

나머지 하나는 무선 이어버드 시장에서 고급형 모델이라면 빠질 수 없는 ANC다. 퀄컴이 개발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술오 트위그 프로에 사용 됐는데 앞서 개발된 ANC 보다 진화한 하이브리드 방식이 적용되어 최대 98%의 소음을 제거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크레신은 이 모든 것을 실현하기 위해 트위그 프로의 메인 칩에 퀄컴의 QC5141을 사용했으며 이를 통해 스냅드래곤 사운드라는 퀄컴의 인증 기기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스냅드래곤 사운드는 퀄컴이 정한 자체 기준을 통과한 검증된 제품에만 부여된다.

 

트위그 프로의 음색과 특성

트위그 프로의 음색은 밝은 웜 톤과 쿨 톤의 중간에 가깝다. 적막한 조용함과는 조금 거리가 있고 풍성한 느낌의 웜 톤과도 살짝 차이가 있다. 중저역의 느낌만은 풍성함에 있지만 고역은 잘 제어된 쿨 톤의 특성도 유지하고 있다. 이런 특성을 잘 버물린 소리다.

트위그 프로에 사용된 드라이버 자체가 12mm 사이즈의 카본 페이퍼 이중 진동판이라 그런지 댐핑감도 상당히 좋은데 현의 튕김과 그 잔향이 상당히 인상적이라 음악에 따라 '오 이런 소리가' 하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공간 자체가 딱히 넓은 편은 아니지만 보컬이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데다 좁다는 느낌도 없다. 그냥 편하게 소리들이 배치됐고 그 위치를 자연스럽게 구분할 수 있을 만큼 소리가 어우러져 있다.

헤드폰 쪽에서는 음의 분리도에 따라 너무 분석적이라는 평도 있는데 트위그 프로는 그러한 특성을 담으면서 분석적이지도 않아 음악 감상 자체에 편하게 빠질 수 있다.

음감이 아닌 게임에서도 트위그 프로의 기본 음색은 충분히 만족할 만한 소리를 만들어 낸다.

특히, 게임은 방향과 거리감이 꽤 뚜렷한 편이라서 트위그 프로의 소리가 더 인상적이었다. 보급상자를 투하하기 위해 지나가는 수송기의 방향과 거리감까지 쉽게 인지할 수 있을 정도고 총소리 방향을 인지하는 것도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없을 만큼 자연스러웠다.

영화 감상에는 저역의 풍성함이 살짝 과한 느낌도 있어 조절이 필요한 듯 하지만 취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정도다. 대신 보컬의 전달 능력은 상당히 좋은 편이라 딱히 조절이 필요해 보이진 않았다.

 

디지탈 하이브리드 ANC, 성능은?

트위그 프로는 ANC와 주변 소음 모드 그리고 아무 기능도 사용하지 않는 OFF 모드가 제공된다. 이 중 OFF 모드는 오딕트 앱에서만 설정이 가능해 트위그 프로에 달린 버튼으로는 ANC 모드와 주변 소음 모드만 선택할 수 있다.

일단, ANC가 기본이라 이 모드가 활성화 된 상태로 트위그 프로를 경험하게 될 텐데 ANC의 기본 강도도 최고 레벨이라 기본 설정이 트위그 프로로 경험할 수 있는 ANC 최고 수준이라 보면 된다.

트위그 프로의 ANC 특성은 주변 소음을 차단하거 걸러내는 좀더 적극적인 방식인데 약간 보스의 ANC와 비슷하다. 소니나 애플 같이 음악이 재생되며 소음이 걸러지는 방식 보다 좀 더 적극적이다.

하지만, ANC 강도를 최고로 해도 모든 소음을 걸러내는 것은 아니라 키보드 타자음이나 일반적인 대화 소리는 그대로 들릴 수 밖에 없다. 음악을 재생해도 순간적으로 피크가 높은 음들은 여전히 들리는데 원하는 음질과 음색을 실현하려면 어쩔 수 없이 타협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주변 소음 모드는 타사 제품과 유사하다. 대신 ANC와 주변 소음 모드와의 음색적인 변화가 거의 없어 OFF나 ANC 모드만 고집할 필요가 없다. 주변 소음 모드를 쓰고 싶어도 음색이 너무 틀어지고 심한 잡음 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데 트위그 프로는 그런 느낌 없이 사용할 수 있다. 그렇다고 완벽하게 동일한 건 아니고 살짝 풍성함이 줄어 적막한 느낌이 살짝 난다.

 

검증된 메이커와 기술력의 만남

트위그 프로는 아날로그 사운드로 기술력을 검증 받은 크레신이 퀄컴의 디지털 오디오 기술을 활용해 만들어 낸 완전 무선 이어버드다. 자체 기술이나 검증되지 않은 외부 기술을 사용해 만든 경쟁 제품 보다는 신뢰가 갈수 밖에 없는 제품인데 그만큼 실제 제품도 꽤 인상적이었다.

AptX Adaptive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고음질과 딜레이 없는 게이밍 사운드는 A사나 S 그리고 L 사 제품 보다 나은 편이었고 완전 무선 이어버드의 기본인 착용감 또한 흠잡을 곳 없었다.

가격도 ANC 기능이 포함된 고급형 완전 무선 이어버드 치고 비교적 저렴한 169,000원이라서 20만원대가 넘어가는 A사나 여러 S 사들 제품 보다 조건이 좋다. 배터리 시간까지는 체크해 보진 못했지만 완충 기준으로 연속 5.5시간 사용이 가능하다니 이 부분도 딱히 문제될 것은 없어 보인다.

앞서 설명하였듯이 음색도 호불호가 없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아날로그 느낌의 풍성하고 편한 소리를 듣고자 하는 이들에겐 상당히 괜찮은 제품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트위그 프로의 개선 부분을 몇 가지 지적하자면 오딕트 앱과 관련 된 부분이 좀 있는데 일단 앱을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면 트위그 프로와 연결이 해제되어 있어 이 부분이 좀 개선됐으면 한다. 앱 실행 시 자동으로 연결하게 만들기만 해도 기기에 매번 연결해야 하는 불편함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EQ 설정도 처음 사용자는 좀 당황할 수 있다. 오딕트 앱에서 제공하는 EQ 조절 방식은 조절 후 즉시 방영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프로파일로 저장해야 적용이 된다. 저장 기능을 사용하지 않고 EQ 부분을 조절 한 후 나와 버리면 조절한 값이 적용되지 않으니 이 부분도 설정한 EQ를 저장하지 않아도 그 즉시 적용해 주는 방식으로 변경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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