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F의 완성은 그래픽카드, ASUS ROG STRIX 지포스 RTX 4090 BTF

데스크탑 PC에 적용된 폼팩터나 규격들은 하루 아침에 바꿀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새로운 폼팩터나 규격이 실현되려면 업계 모두가 이를 수용하고 변화에 동참해야 하지만 그런 시도가 구체화 되거나 성공한 적은 거의 없다.

그나마 최근 ASUS 주도로 상용화된 BTF가 최선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는 상황인데 그 BTF의 종착점인 그래픽카드를 오늘 소개할까 한다.

BTF 폼팩터의 마지막이자 끝판왕 그래픽카드인 ASUS ROG STRIX 지포스 RTX 4090 BTF가 바로 그 제품이다.

 

BTF의 완성은 그래픽카드

BTF의 궁극적인 목표는 복잡한 선을 보이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거나 성능을 개선하려는 것도 아니고 PSU와 PC 케이스, 케이스 팬, USB 헤더 등을 연결하는 선을 눈에서 보이지 않게 만든 것이 BTF다.

그래서 메인보드의 모든 커넥터와 헤더 방향을 PCB 후면으로 배치하고 이에 맞게 PC 케이스 구조를 조금 변경했는데 그래픽카드의 BTF는 사실 좀 다른 목적도 있다.

그래픽카드에도 PCIe 파워 커넥터와 PSU로 연결되는 전력선을 보이지 않게 만드는 목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전력 공급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12VHPWR 파워 커넥터에서 발생한 접촉 불량과 이로 인한 과열, 커넥터 손상을 BTF가 해결할 수 있는 것인데 이게 가능한 것은 BTF 전용 파워 공급 라인이 있기 때문이다.

BTF 그래픽카드는 PCIe 파워 커넥터나 12VHPWR, 12V-2x6 커넥터가 없다. PCIe 슬롯에서 공급 받는 전력 외의 추가 전력을 BTF 전용 고출력 슬롯을 통해 공급 받는다. PSU와 케이블로 연결하는 방식이 아니라 PSU가 메인보드에 전력을 공급하면 이를 BTF 전용 슬롯에서 공급 받는 방식이다.

이 슬롯은 PCIe 슬롯과 일직선 상에 위치하고 면적이 넓은 두개의 골드 핑거가 최대 600W까지 그래픽카드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현존하는 대다수 그래픽카드에 활용이 가능하다. 700W 이상의 전력을 요구하는 HPC나 데이터 센터용 AI 가속기만 아니라면 말이다.

전력 공급의 안정성도 차원이 다르다. PSU와 연결하는 커넥터 방식은 커넥터 연결 시 사용자에 의한 불량이 발생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지만 BTF 같은 슬롯 형태는 이런 문제가 없다.

GC-HPWR 커넥터의 접촉 면적이나 체결성도 다수의 케이블과 커넥터를 연결하는 기존 방식 보다 안정적이고 출력에 따른 부하나 저항, 발열 등에서도 특성이 유리하기 때문에 12VHPWR나 12V-2x6의 대안으로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ASUS ROG STRIX 지포스 RTX 4090 BTF

이미 예상을 했겠지만 ASUS ROG STRIX 지포스 RTX 4090 BTF는 일반 모델을 BTF로 변경한 것이다. 기본적인 사양은 ASUS ROG STRIX 지포스 RTX 4090와 동일하고 PCB 설계도 큰 차이가 없다.

전반적인 디자인부터 쿨러의 구조나 형상, 전체 크기와 GPU 클럭까지 모든 것이 일반 모델의 그것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 ASUS ROG STRIX 지포스 RTX 4090 BTF다.

오직 차이나는 것은 12VHPWR와 GC-HPWR 커넥터 유무이며 그런 구조로 실현하기 위해 전원부를 제어하는 GPU VRM과 메모리 VRM 위치가 변경됐다.

당연히 ASUS ROG STRIX 지포스 RTX 4090 BTF는 GC-HPWR 커넥터와 연결되도록 회로가 구성됐다. 전원부의 실제 출력을 결정짓는 Mosfet은 Vishay사의 SiC654A가 적용되어 소자 당 최대 50A 출력을 감당할 수 있게 만들어놨다.

앞서 소개한 대로 PCB 기판 전체를 뒤덮고도 약 40% 정도 공간이 남을 만큼 큰 히트싱크가  ASUS ROG STRIX 지포스 RTX 4090 BTF에 그대로 적용됐다.

이 히트싱크는 GPU와 메모리 그리고 VRM에서 발생한 열을 모두 흡수하고 확산시키는 거대한 베이퍼 챔버에 연결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전달된 열이 7개의 두꺼운 히트 파이프를 통해 히트 싱크 전 영역에 열을 빠르게 확산시킬 수 있게 만들어졌다.

거대한 히트싱크는 3개의 액시얼 테크 팬이 순환시킨 공기로 열을 식히는데 3개 중 가운데만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구조라서 난류로 인한 공기 순환 문제도 최소화 됐다.

 

BTF 시스템, 1시간 풀로 돌리면?

ASUS ROG STRIX 지포스 RTX 4090 BTF를 평가해야 할 부분은 BTF다. BTF를 제외하면 일반 모델과 다를 것이 없으니 GPU 자체 성능을 다시 평가할 이유가 없다.

BTF가 생소하거나 궁금한 게이머들을 위해 제대로 작동하는지, 그리고 문제가 없는지만 확인하면 된다.

그래서 TUF 게이밍 Z790-BTF WiFi 메인보드에 ASUS ROG STRIX 지포스 RTX 4090 BTF를 장착한 후 1시간 가량 Furmark를 실행해 봤다.

Furmark 최신 버전을 설치한 후 1시간 넘게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 했는데 450W의 전력을 계속 소모하면서 그 어떤 문제도 확인되지 않았다.

GC-HPWR 커넥터가 과열 되지도 않았고 그래픽카드에 문제가 생겨 시스템이 멈추지도 않았으며 GPU 온도도 64도(핫스팟 73도)를 유지할 만큼 일반 모델과 발다른 차이점은 발견할 수 없었다.

12VHPWR 커넥터도 없으니 커넥터 과열이나 손상을 걱정할 필요도 없고 선이 없으니 보기도 좋아 BTF의 필요성을 강조한 ASUS에 공감이 됐다.

 

BTF 시작했다면 끝까지 가보자

BTF의 시작은 메인보드와 케이스지만 그 끝은 그래픽카드다. 그래픽카드까지 BTF로 바꿔야 BTF 폼팩터가 추구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며 게이머들도 결과에 만족할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메인보드와 케이스만 BTF로 바꿨다면 필자의 이런 주장에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을 텐데 선이 없는 그래픽카드의 편의성과 기계적인 완성도를 경험하면 생각이 달라지게 될 것이다.

오늘 소개한 ASUS ROG STRIX 지포스 RTX 4090 BTF는 그런 경험의 끝이나 마찬가지라서 그 만큼 확실한 만족감을 보장한다.

12VHPWR 파워 커넥터에 대한 불안감 없는 고성능 게이밍 머신을 꿈꾸는 이들에게 이 보다 확실한 답은 없다. 기존 시스템으로 답을 찾느라 고생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BTF에 관심을 가져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