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게이밍 PC의 최종 진화형, ASUS ROG ALLY X 써보니..

ROG ALLY가 드디어 X로 업그레이드 됐다.

라이젠 Z1 익스트림 프로세서는 그대로지만 1세대의 아쉬움을 채워주기 위해 많은 부분이 바뀌고 업그레이드 됐다.

성능이 아닌 편의성과 완성도 측면에선 핸드헬드 게이밍 기어 중 최고라 자신했는데 과연 그 자신감이 성공으로 이어질 지 지금부터 ASUS ROG ALLY X를 빠르게 알아볼까 한다.

 

ASUS ROG ALLY X, 2배 증가한 배터리 용량

ASUS ROG ALLY X의 가장 큰 변화는 배터리 용량이 커졌다는 것이다. ROG ALLY에 탑재된 40Wh 배터리 보다 2배 많은 80Wh 배터리가 ROG ALLY X에 탑재됐고 그 덕분에 더 긴 시간을 배터리 모드로 플레이 할 수 있게 됐다.

물론, 배터리 용량이 2배라고 해서 플레이 시간까지 2배 증가하진 않는다. 대부분 1.8배나 그 근처에서 최종 시간이 정해지기 마련이다. 당연히 ASUS ROG ALLY X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을 깨고 2배가 현실이 됐다.

ROG ALLY를 소개했을 당시 테스트 됐던 57분 보다 2배 더 긴 2시간으로 측정된 것이다. 12시 41분 99%에서 시작해 2시간이 지난 14시 41분에 배터리 전원이 부족하다는 메세지가 떴다.

물론, 실제 플레이 조건이 1년 전과 같을 수는 없기에 100% 확답할 순 없지만 사실 상 배터리 시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조건들은 동일하니 실제 체감해 보면 필자의 판단과 다르게 느껴지진 않을 것이다.

참고로, 플레이 조건은 25W 터보 모드에서 디아블로4를 1920x1080 해상도로 낮음 세팅에서 FSR2 성능 모드를 사용한 것이다. 화면 밝기는 50%로 일반적인 실내 조명 환경에서 플레이 할 수 있는 정도다.

 

2230에 고민하지 말자

ASUS ROG ALLY X의 SSD는 2280이 기본이다. 작지만 가격이 비싼 2230는 더 이상 필요가 없다. 2280을 장착하기 위해 변환 어댑터를 설치할 필요도 없고 그냥 성능도 좋고 가격도 저렴한 M.2 SSD를 설치하면 된다.

이를 위해 ASUS ROG ALLY X의 내부 M.2 SSD 슬롯 위치와 방향이 변경되었으며 예전처럼 별다른 어려움 없이 SSD를 교체할 수도 있다.

기본으로 내장된 SSD는 마이크론 제품이 아닌 웨스턴디지털 제품으로, 모델명은 SN560이다.

SN560이 3D NAND 1개에 컨트롤러 하나만 조합된 보급형 모델이지만 이전 마이크론 제품 보다는 읽기와 쓰기 속도가 빠르고 특히 쓰기가 2배 이상 빨라 업그레이드된 성능을 경험할 수 있다.

WD SN560의 성능이 아쉬운 사람들은 다른 SSD로 교체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지만 발열이나 쿨링 조건 등을 생각하면 굳이 더 빠른 SSD로 바꿀 이유는 없어 보인다. 장착된 WD SN560도 발열을 생각해서인지 기본적인 메탈 히트스프레더를 부착된 상태로 출고됐다.

 

24GB LPDDR5X-7500, 왜 32GB가 아닐까?

AMD 라이젠 Z1 익스트림 프로세서는 GPU가 내장된 프로세서다. 모든 내장 GPU가 그렇듯이 라이젠 Z1 익스트림 프로세서도 시스템 메모리 일부를 GPU에 할당해서 사용해야 한다. 조건에 따라 동적으로 변경되지만 최대 8GB까지 GPU가 가져다 쓰게 되어 있다.

그래서 시스템 메모리 전체 용량 중 절반을 GPU가 사용하면 나머지 8GB 만으로 CPU가 작업해야 한다. 8GB가 적은 용량은 아니지만 게임 처럼 16GB 이상을 요구하는 조건에선 만족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ASUS ROG ALLY X가 24GB를 선택한 것도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전체 24GB 메모리 중 8GB를 GPU에 할당해도 16GB가 그대로 CPU로 넘어가니 고용량 메모리를 필요로 하는 요즘 게임도 아무 문제 없이 실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거기다 메모리 속도까지 6400에서 7500으로 업그레이드된 덕분에서 기본적인 작업들의 반응 속도 또한 업그레이드 됐고 게임 플레이 중 간헐적으로 발생하던 프리징 현상도 크게 개선됐다.

실제, ROG ALLY에선 체감되던 게임내 초기 메뉴 로딩이니 지도 로딩 딜레이가 ROG ALLY X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한번 발생하면 그게 끝이었고 마을 이동 후에도 프리징 현상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CPU 점수 하락, GPU 점수 상승

ASUS ROG ALLY X의 성능을 비교할 필요는 없다. 라이젠 Z1 익스트림 프로세서가 그대로니 ROG ALLY나 타사 제품 보다 성능이 나아졌는지 확인할 필요는 없었다.

단지, 성능 모드 별로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했는데 의외의 결과가 나타났다.

ASUS ROG ALLY X의 3DMARK 타임스파이 테스트 결과가 ROG ALLY 보다 낮아졌다. 정확히는 CPU 점수가 크게 낮아진 것인데 ROG ALLY 리뷰 당시 터보 30W 기준으로 9532점였던 CPU 점수가 ROG ALLY X에선 8044점으로 낮아졌다. 25W 터보 기준 배터리 모드도 8378점과 6853점으로 상당한 차이가 발생했다.

낮아진 CPU 점수와 다르게 그래픽(GPU) 점수들은 ROG ALLY 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ROG ALLY에선 그 어떤 옵션을 적용해도 2900 점을 넘지 못했지만 ROG ALLY X는 25W 터보 모드에서 이미 3000점을 넘어섰다.

어댑터가 연결된 30W 터보 모드는 3199 점을 기록했으니 CPU는 줄이고 GPU 출력은 높였다는 합리적인 판단이 가능하다.

일반 노트북이나 태블릿 환경이라면 이런 세팅이 100% 좋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게임이란 특수성을 감안하면 최적의 세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쿨러의 변화, 그래서 온도는?

ASUS ROG ALLY X의 기본적인 쿨링 구조는 변한 것이 없다. 완전히 새롭게 설계하고 생산한 것은 아니라서 기본 구조는 ROG ALLY와 동일하다.

하지만, ASUS ROG ALLY X에 적용한 쿨러는 팬 블레이드 개수가 크게 증가하도록 개선됐고 그 덕분에 더 나은 쿨링 성능과 저소음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실제 적용된 팬의 블레이드 개수는 ROG ALLY사 47개, ROG ALLY X가 77개이다. 사진만 봐도 블레이드가 더 촘촘하게 배치된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렇게 블레이드가 증가하면 회전 당 순환시킬 수 있는 공기량이 증가하게 된다.

공기가 더 많이 순환된다는 것은 동일한 온도를 기준으로 팬의 회전수를 더 낮게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서 소음까지 줄어든다고 이해해도 된다. 물론 회전수를 최대한 높이면 소음은 더 증가할 수 있지만 그런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다.

팬 블레이드의 증가와 보다 효율적인 구조로 인해 ROG ALLY X의 CPU와 GPU 온도는 ROG ALLY 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도 같은 시간대에 비교한 것은 아니기에 정확하다 보긴 어렵지만 테스트 조건은 동일하니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테스트는 3DMARK 타임스파이 스트레스 테스트를 기준으로 HWINF64에서 최고 온도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결과는 보면 알겠지만 ROG ALLY X의 30W 기준 CPU가 90.5도, GPU가 90.3도인 반면 ROG ALLY의 CPU는 95.6도, GPU는 95도였다.

 

SD카드 슬롯, 이제 괜찮을까?

한때 논란이 된 ROG ALLY의 SD 카드 슬롯 문제난 구조적 결함으로 판결났다. ASUS도 인정한 바 있기에 ROG ALLY X도 그런 문제를 걱정하는 유저들이 있을텐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ROG ALLY X의 SD카드 슬롯은 ROG ALLY와 다른 위치로 변경됐다. ROG ALLY처럼 왼쪽이 아닌 오른쪽으로 변경됐고 슬롯 위치로 히트파이프가 지나가지도 않는다.

SD카드 슬롯을 아예 반대편 PCB에 온보드 했으며 ROG ALLY 처럼 슬롯 주변에 열이 발생할 MOSFET도 없어 과열로 인한 슬롯 고장은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ROG ALLY X, 확실한 업그레이드

ROG ALLY X는 성능만 보고 선택할 제품은 아니다. 라이젠 Z1 익스트림 프로세서가 그대로니 가성비를 따진다면 구형 모델을 선택하는게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1시간 내외의 짧은 배터리 시간과 메모리 부족에서 오는 초기 로딩 딜레이 등은 구형 모델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라서 그런 불편함을 벗어나고자 한다면 ROG ALLY X가 확실한 답이 될 수 있다.

2배로 증가한 배터리 용량 만큼 늘어난 플레이 시간은 기본이고 초기 로딩의 딜레이나 프리징도 적고 더 빠르고 호환성까지 개선된 M.2 SSD와 슬롯과 쿨링 성능도 업그레이드 됐으니 사실 상 완성형에 가까운 것이 ROG ALLY X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 만큼 비싸진 몸값이 고민되겠지만 투자한 만큼의 혜택은 확실하니 ROG ALLY 사용자들도 업그레이드를 고려해 볼만한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