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감성의 업그레이드, COX CK80 유무선 기계식 키보드
단일 부품으로 키보드 만큼 선택이 어려운 제품도 없다.
디자인은 기본이고 연결 방식이나 키 배열, 크기, 스위치나 키캡 종류, 윤활 유무 그리고 프로파일 종류까지 너무 많은 요소들이 제품 마다 다르게 세팅 되고 있으며 가격대도 너무 다양한 것이 지금의 키보드 시장이다.
키보드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 소비자들은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인데 오늘은 작은 크기에 유무선이 가능하고 레트로 감성까지 겸비한 키보드를 하나 소개해 볼까 한다.
COX CK80 유무선 기계식이 바로 그 제품이다.
■ 누가 봐도 레트로 감성, COX CK80 유무선 기계식
COX CK80 유무선 기계식 키보드의 첫 인상은 누가 봐도 레트로 디자인이다. 그것도 8비트 레트로 게임기의 대명사인 패미컴을 컬러 조합에 담아 냈다. 하우징과 키캡의 베이스 컬러로 아이보리를 선택하고 키캡에 새겨 넣은 글자들과 주요 기능키에 버건디 컬러를 조합해 누가 봐도 오리지널 패미컴을 떠올리게 한 것이다.
이런 컬러 조합이 대중적이라 보긴 어렵지만 레트로 감성을 찾는 이들에겐 모범 답안 같은 컬러 조합인 건 사실이다.
COX 뿐만 아니라 타사에서도 이런 컬러를 시도한 적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COX CK80은 아이보리와 버건디 조합에 다크 그레이를 방향키로 배치해 자칫 조잡해 보일 수 있는 컬러 밸런스를 잘 완성해 냈다.
레트로 감성에 하나 더 추가된 것도 있다. COX CK80 유무선 기계식 키보드에는 1.14인치 디스플레이가 배치됐는데 이 디스플레이를 통해 원하는 이미지를 재생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사진 뿐만 아니라 간단한 GIF 애니메이션도 재생할 수 있으며 간단하게 시계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
COX CK80의 키 배열은 80키다. 텐키리스의 기본인 87키 보다 더 축소된 구성이며 덕분에 풀사이즈 대비 75%만의 공간만으로 키보드 사용이 가능해졌다. 이런 공간적인 이점은 작은 규모의 사무실이나 카페 등에도 어울리는데 특히 레트로 감성이 충만한 디자인 덕분에 인테리어적인 부분에서도 꽤 괜찮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무게는 800g 수준으로,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만들어졌다. 적당한 무게감은 기본이고 2단계로 설정된 높이 조절 기능과 실리콘 댐퍼 덕분에 흔들림 없이 안정적인 타이핑이 가능한 제품이다.
키캡 소재는 PBT다. 제조사인 COX는 일반 PBT 키캡 보다 함량이 높은 90% 고함량 PBT 키캡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실제 만져보면 촉감도 살짝 거친 느낌이 나고 물에 넣어보면 바로 가라 앉는 것을 볼 수 있다. 단순 리뷰만으로는 PBT 함량을 확인할 순 없으나 고함량 PBT 키캡에서 느껴지거나 확인할 수 있는 특성이 그대로 나타난 건 사실이다.
PBT 키캡이 ABS 보다 고가임에도 선호되는 이유는 내마모성이 좋을 뿐만 아니라 타건음에도 영향이 있기 때문인데 COX CK80은 타건음은 딱 그런 느낌이다. 낮은 대역의 타건음에 무게감이 있다.
각인은 염료승화 방식이 적용됐다. PBT 키캡이니 당연히 염료승화 방식이겠지만 요즘은 이중사출 방식도 사용되고 있다. 염료승화 방식이 이중사출 방식 보다는 각인의 지속력이 약하다는 이야기가 많지만 제대로 처리된 키캡이라면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COX는 200도에서 고열로 처리하는 방식이라 높은 내구성까지 확보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스페이스나 엔터, 백스페이스 같이 반발력과 좌우 밸런스를 유지해야 할 키에는 체리식 스테빌라이저가 들어갔다. 스테빌라이저 구조상 좌우 밸런스가 거의 완벽하게 유지되는데다 엔타와 백스페이스는 스위치 바로 옆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밸런스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 플렉스컷 보강판과 다층 흡음재 구조
COX CK80 유무선 기계식 키보드의 보강판은 메탈 소재가 아니다. 정확한 소재 확인은 못했지만 플렉스컷을 사용했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구조는 보강판 자체의 연성을 높여 타건시 발생하는 진동을 최소화 하며 부드러운 타건감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타건감이 부드럽고 소리 또한 조용한 키보드를 위한 필수 조건이라 이런 선택을 한 것인데 앞서 PBT 키캡을 선택한 것도 같은 목적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보강판 뿐만 아니다. 보강판과 하우징을 연결하는 마운트 마다 실리콘 가스켓을 적용했고 보강판과 PCB 사이 그리고 PCB와 하우징 사이마다 폼 패드를 적용했다. 하우징 바닥과 폼패드 사이에도 고밀도는 아니지만 다기공 패드로 진동과 불필요한 잔향을 흡수하게 만들어 놨다.
스위치도 소음이 적고 클릭감이 없는 리니어 스위치를 사용했는데 적절한 키압으로 반발력이 좋은 쫀쫀한 느낌과 부드럽고 고역의 피크 음이 없는 조용한 타건음을 완성해낸 것이 COX CK80 유무선 기계식 키보드다.
■ COX CK80 유무선 기계식의 부드러운 타건음
COX CK80 유무선 기계식 키보드의 실제 타건음이다. 영상을 재생하는 환경마다 실제와는 조금 다른 소리가 들릴 수 있겠지만 가볍지 않고 울림 없는 타건음 특성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키보드가 필요한 모든 디바이스에 연결
COX CK80은 유선 키보드가 아니다. 유선 연결을 위한 USB 케이블이 제공되지만 앞에 배치된 스위치만 전환하면 블루투스 뿐만 아니라 2.4GHz 무선 연결도 가능해진다.
2.4GHz 무선 연결은 하단 높이 조절 받침대 안쪽에 있는 전용 동글을 연결해야만 사용이 가능하지만 블루투스 기능은 모든 디바이스와 연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PC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과 각종 스마트 기기와도 연결이 가능하다.
블루투스 페어링도 3개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원하는 디바이스로 쉽게 전환하는 것이 가능하며 이를 위해 Fn 키와 Q,W,E만 누르면 된다.
무선 연결을 위한 배터리는 3.7v 기준 3000mAh 11.1Wh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으며 장 시간 사용을 보장한다.
■ 레트로 감성의 업그레이드, COX CK80 유무선 기계식 키보드
COX CK80 유무선 기계식 키보드는 패미컴 스타일의 레트로 감성을 가장 잘 표현한 키보드다.
자칫 조잡해 보일 수 있는 컬러 조합을 작고 컴팩트한 80키 디자인에 녹여냈고 여기에 1.14 인치 디스플레이로 디지털 감성까지 담아 냈다.
1.14 인치 디스플레이가 없었더라면 식상했을 레트로 감성을 업그레이드 시킨 것인데 보기에도 좋고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까지 넣을 수 있어 기능성 면에서도 꽤 괜찮은 아이디어 였다고 생각한다.
키보드의 기본이 되는 타건감은 무게감 있으면서 부드러움을 추구하는 목표를 잘 이뤄냈다고 생각되며 좀더 신선한 레트로 감성과 타건감을 중요시 하는 이들에겐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제품이라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