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감과 소음 제어의 공존을 꾀하다, 샥즈 '오픈핏 프로' 신제품 발표회

글로벌 오픈형 오디오 브랜드 샥즈(SHOKZ)는 2026년 3월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 최초로 노이즈 리덕션(Noise Reduction) 기술을 탑재한 차세대 플래그십 무선 이어폰 ‘오픈핏 프로(OpenFit Pro)’를 국내에 정식 출시했다.

이번 간담회는 샥즈의 한국 시장 성과 발표를 시작으로, 신제품에 적용된 주요 음향 기술 브리핑, 테크 크리에이터의 실사용기 공유, 그리고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되었으며 샥즈가 향후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 오디오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프리미엄 중심의 질적 성장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의 확장


이날 간담회의 첫 세션은 김무웅 샥즈 코리아 영업팀장의 실적 발표 및 브랜드 비전 공유로 시작되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Omdia) 데이터에 따르면, 샥즈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연속 글로벌 오픈형 이어폰 출하량 1위를 기록했으며, 누적 출하량 2,700만 대를 돌파했다.

2025년 기준 한국 시장 판매량은 전년 대비 54% 급성장했는데, 이 중 전체 판매량의 73% 이상이 '오픈런 프로', '오픈핏' 시리즈 등 플래그십 모델에 집중되었다. 김 팀장은 이를 두고 "한국 소비자들이 샥즈를 단순한 가성비 제품이 아닌, 기술적 가치를 지닌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로 신뢰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해석했다.

샥즈는 그동안 구축해 온 스포츠 특화 브랜드라는 정체성을 기반으로, 일상 전반을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엘리우드 킵초게 등 최정상 글로벌 애슬리트와의 파트너십을 비롯해 동아 서울마라톤, JTBC 서울마라톤 등 국내 주요 스포츠 행사와의 스폰서십을 공고히 다져온 샥즈는, 오픈형 폼팩터의 장점을 오피스 워크, 도심 속 산책 등 일상 영역으로 이식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핏 프로는 이러한 확장 전략의 최상위에 위치한 모델로, 오디오 퍼포먼스의 기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기획되었다고 덧붙였다.
오픈형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어쿠스틱 엔지니어링

이어서 샥즈 글로벌 프로덕트 매니저 클로이(Chloe)의 기술 발표가 진행됐다. 오픈핏 프로의 핵심 기술을 짚어보며, 오픈형 구조의 한계를 깨고 소음 제어와 하이파이(Hi-Fi)급 음질을 동시에 구현한 방법을 상세히 공유했다.


첫 번째 핵심 기술은 샥즈 최초로 탑재된 '오픈 이어 노이즈 리덕션(Open-Ear Noise Reduction)'이었다. 귓구멍을 막아 1차적인 물리적 차음을 만들어내는 기존 인이어(In-Ear) 이어폰과 달리, 오픈형 이어폰은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환경 소음을 오직 스피커 연산만으로 상쇄해야만 하는 데다가 사용자마다 다른 귀 형태와 착용 각도로 인해 발생하는 편차를 극복하는 것이 가장 큰 난제였다고 클로이 PM은 설명했다.

현장 브리핑에 따르면, 샥즈 측은 이 물리적 한계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으로 풀었다고 한다. 주변 소음을 감지하는 2개의 '피드포워드 마이크'와 실제 외이도로 전달되는 잔여 소음을 모니터링하는 1개의 '피드백 마이크'가 입체적인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 데이터는 '귀 적응형 알고리즘'으로 전달되어, 사용자의 착용 각도나 움직임에 따른 편차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위상 제어 강도를 동적으로 최적화하는 원리다.

클로이 PM은 노이즈 리덕션 알고리즘이 실시간으로 외부 소음을 완벽히 차단하는 것을 목적으로 두기 보다는 안전과 직결된 유의미한 소리는 남겨두면서, 몰입을 방해하는 주파수 대역만을 선택적으로 감쇄(Carving out)하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극단적인 소음 제어 환경에서도 청각 시스템에 손상을 주지 않는 안전성을 인정받아 업계 최초로 TÜV 라인란드로부터 '고성능 오픈 이어 액티브 노이즈 리덕션' 인증을 획득했다는 점도 강조되었다.

음질을 담당하는 어쿠스틱 엔진으로는 '샥즈 슈퍼부스트(Shokz SuperBoost™)' 드라이버가 새롭게 탑재되었다. 일반 이어폰보다 월등히 큰 11x20mm 크기의 동기화 듀얼 다이어프램 구조를 채택했다. 진동판 중심부인 돔 캡(Dome Cap)은 항공우주 등급의 알루미늄 PMI로 제작돼 최대 40kHz의 초광대역 주파수를 왜곡 없이 출력하며, 외곽의 프리미엄 실리콘 서스펜션 링은 베이스 재생 시의 깊은 진폭을 안정적으로 수용하도록 설계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하드웨어의 진화는 구체적인 수치 향상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샥즈 측의 주장이다. 전작인 오픈핏 2+ 대비 저음(Bass) 출력은 3dB(약 50%) 향상되었고, 소리의 찌그러짐 현상을 나타내는 총 고조파 왜곡률(THD)은 87.5%나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샥즈 최초로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 최적화 및 '동적 헤드 트래킹(Dynamic Head Tracking)'을 지원해, 사용자의 머리 움직임에 반응하는 다차원적인 3D 사운드스테이지를 제공한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오픈형 이어폰의 고질적인 누음(Sound Leakage) 문제에 대해서는 지향성 음향 기술인 'DirectPitch™ 3.0'을 해결책으로 내세웠다. 듀얼 다이어프램의 초광대역 주파수 특성을 활용해 소리의 진폭과 위상을 정교하게 연산한다. 이를 통해 음파가 사용자의 외이도 방향으로만 직진하도록 유도하고, 귀 밖으로 흩어지는 에너지는 역위상으로 상쇄시켜 도서관 같은 조용한 공간에서도 오디오 프라이버시를 보장한다고 샥즈 측은 부연했다.

기자가 스펙을 확인해 보니 성능 고도화로 인해 이어버드 단일 유닛 무게는 12.3g으로 기존 모델 대비하여 다소 증가한 편이었다. 하지만 샥즈 측은 이를 집약적인 소재 공학으로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크 내부 프레임은 초슬림 '니켈-티타늄(Ni-Ti) 형상기억합금'으로 제작되어 유연하면서도 탄탄한 고정력을 제공한다. 외부 하우징은 극도의 부드러움을 지닌 '울트라 소프트 실리콘 2.0'으로 마감하여, 12.3g의 무게에도 짓눌리는 압박감을 최소화하는 하중 분산 설계를 완성했다는 것이다.

발표의 마지막은 실사용성을 위한 편의 기능 소개로 채워졌다. 'AI 음성 인식 기술이 적용된 트리플 마이크 시스템'으로 시속 25km의 강한 맞바람 속에서도 바람 소리 대역만 정밀하게 도려내어 깨끗한 목소리를 전달한다고 한다. 배터리는 1회 완충 시 최장 12시간(노이즈 리덕션 ON 상태에서는 6시간), 케이스 포함 최대 50시간 재생을 지원한다. 이 외에도 10분 급속 충전, 무선 충전(Qi), IP55 방수·방진, 멀티포인트 페어링, 스마트 착용 감지 센서 등 플래그십 기기에서 기대하는 주요 스펙들을 충실하게 담아내려 노력한 점을 엿볼 수 있었다.
대중의 시선으로 검증을 시도한 테크 크리에이터 '잇섭'의 실사용기

제품 소개에 이어 구독자 IT 유튜버 '잇섭(ITSub)'의 특별 토크 세션이 진행되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현장에서 샥즈 부스의 열기와 함께 제품을 처음 접했다는 그는, 이후 수개월간 제품을 데일리로 사용하며 느낀 소감을 가감 없이 공유했다.

잇섭은 "물리적 밀폐가 전무함에도 주변의 웅성거리는 배경 소음은 효과적으로 삭제하고 사람의 목소리는 자연스럽게 남겨주어 대화 인지와 몰입의 절묘한 밸런스가 압권"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장시간 착용 시 발생하는 외이도염에 대한 부담이 전혀 없는 쾌적한 착용감과 대형 드라이버가 뿜어내는 공간감이 탁월해 일상과 운동 모든 영역에서 활용하기에 손색이 없다"고 총평했다.
신제품 포지셔닝 및 세부 스펙 관련 주요 일문일답
간담회 후반부에 마련된 미디어 질의응답 세션에서는 신제품의 포지셔닝과 세부 스펙에 대한 심도 있는 질문들이 오갔다.

우선 전용 케이스 등 액세서리 출시 계획을 묻는 질문에 김무웅 팀장은 "단발성 프로모션 용도의 파우치 등은 제공될 수 있으나, 정규 실리콘 케이스 라인업을 상시 판매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노이즈 리덕션 기술의 하위 모델(메인스트림급) 확대 적용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플래그십인 오픈핏 프로에만 적용되어 있으며, 추후 시장 반응과 제품 개발 방향성을 토대로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특히 '노이즈 캔슬링'이라는 대중적인 용어 대신 '노이즈 리덕션'을 선택한 이유에 대한 질문이 눈길을 끌었다. 샥즈 측은 "물리적으로 귀를 덮어 차음하는 구조가 아니므로 완벽한 캔슬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사실을 인정하고, 기술의 실질적인 구현 정도와 '주변과의 연결'이라는 브랜드 철학을 정직하게 전달하기 위해 리덕션이라는 용어를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들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이 개념을 이해시키기 위해 하이마트, 일렉트로마트 등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 별도의 체험존을 마련하여 공격적인 오프라인 마케팅을 전개 중"이라고 덧붙였다.


제품 색상이 블랙과 화이트 2종으로만 출시된 점에 대해서도 "수년간 누적된 한국 소비자의 선호도 데이터를 반영한 가장 안정적인 선택이었으며, 추후 시장 반응에 따라 컬러 다변화를 고려할 수 있다"고 답했다. 오픈핏 프로의 권장 소비자가는 369,000원으로 책정되었으며, 31일부터 샥즈 공식 홈페이지 및 국내 주요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정식 판매에 돌입했다.
오픈형 폼팩터의 단점을 기술로 덮은 샥즈의 새로운 승부수

샥즈는 이번 신제품을 기점으로 기존의 러닝, 사이클 등 하드코어 스포츠 마니아층을 넘어 일상 업무와 여가 생활을 아우르는 대중적 사용자를 핵심 타깃으로 삼는다는 새로운 시장 전략을 분명히 했다. 오픈형 이어폰은 태생적으로 주변 소음에 취약하고 저음 재생이 불리하다는 물리적 한계를 지니지만, 현장에서 살펴본 '오픈핏 프로'는 트리플 마이크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결합한 노이즈 리덕션, 그리고 초대형 듀얼 다이어프램 드라이버라는 엔지니어링적 접근을 통해 이 구조적 한계를 적극적으로 극복해 낸 결과물이다.

완전히 세상과 단절되는 강렬한 노이즈 캔슬링을 원하는 사용자에게는 다소 결이 다른 제품일 수 있으나, 장시간 착용의 편안함을 유지하면서도 음악의 디테일을 놓치지 않으려는 하이브리드 사용자들에게는 현시점 가장 진보된 형태의 대안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오디오 성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스포츠에서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영역을 확장하려는 샥즈의 승부수가 향후 글로벌 및 한국 시장에서 어떠한 파급력을 가져올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