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체험] 일상으로 들어온 웨어러블 로봇, 위로보틱스 '윔(WIM)', 하드웨어를 넘어 '구독형 서비스'로 진화하다

과거 산업 현장이나 중증 장애인의 의료적 재활에 국한되었던 외골격 로봇(Exoskeleton) 기술이 일반 대중의 일상적 보행을 보조하는 B2C 영역으로 점차 이동하고 있다.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에서 2024년과 2025년 2년 연속 혁신상을 수상하며 시장의 기대를 모은 위로보틱스(WIRobotics)의 보행 보조 로봇 '윔(WIM)' 시리즈를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기자는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윔 보행운동센터'를 방문해 차세대 웨어러블 로봇 '윔 S(WIM S)'와 오는 20일 정식 출시를 앞둔 구독형 서비스 '윔 프리미엄(WIM Premium)'을 직접 체험하고 제품의 실질적인 효용성을 점검했다.

 

범용 모빌리티를 지향하는 초경량 하드웨어 '윔 S'

삼성전자 로보틱스 팀 출신 엔지니어들이 주축이 되어 설립한 위로보틱스는 기존 웨어러블 로봇이 지닌 '환자용 기기'라는 사회적 무거움을 지우고, 전 연령층이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범용적 라이프스타일 솔루션을 지향한다. 이러한 철학은 2024년 4월 국내 시장에 첫선을 보인 초기 모델의 성과로 이어져, 출시 8개월 만에 약 500대 이상이 판매된 바 있다.

이번 체험에 사용된 차세대 모델 'WIM S'는 하드웨어의 물리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한 기기다. 배터리를 포함한 본체 무게는 1.6kg에 불과하며, 사용하지 않을 때는 가로 23cm, 세로 6cm 크기로 접어 전용 파우치나 가방에 수납할 수 있다. 다수의 구동기를 사용하는 타사 제품과 달리, 생체역학에 기반한 단일 모터 대칭 보조 메커니즘을 적용해 기기의 부피를 줄이면서도 좌우 양다리에 독립적인 보조력을 분배하는 것이 주요 특징이다.

착용 방식은 메인 구동기가 탑재된 밴드를 허리에 두르고 무릎 사용에 불편하지 않게 조금 위쪽에 얇은 스트랩을 고정하면 착용이 완료된다. 또한 전작 대비 구동 소음을 10dB 낮추고 IP65 및 IP54 등급의 방수·방진 성능을 갖춰 야외 활동 시의 제약을 줄였다.

 

보행 데이터 기반 맞춤형 제어: 소프트, 슬로 조깅, 밸런스 모드 체험


송파 윔 보행운동센터는 올림픽공원 인근에 위치해 실내 트랙뿐만 아니라 외부의 다양한 지형에서 기기를 테스트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전문 트레이너의 지도하에 기본적인 보행 테스트를 진행한 후, 이번 '윔 프리미엄' 업데이트를 통해 새롭게 추가된 세 가지 모드(소프트, 슬로 조깅, 밸런스)를 중심으로 야외 보행을 실시했다.

소프트 모드 (Soft Mode)는 보행 시 발이 지면에 닿는 순간의 충격량을 줄여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반적인 보조 모드(케어 모드)로 빠르게 걷다가 소프트 모드로 전환하자, 발을 내려놓을 때 기기가 미세한 완충 토크를 발생시켜 쿵 떨어지는 느낌을 제어했다. 구두를 신고 테스트에 임했음에도 발바닥과 무릎에 전달되는 타격감이 다소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슬로 조깅 모드 (Slow Jogging Mode)는 좁은 보폭으로 일정한 리듬을 형성해 유산소 운동 강도를 높이도록 돕는 기능이다. 속도를 높여 가볍게 뛰기 시작하자, 로봇이 보행 주기에 맞춰 뒤에서 밀어주는 듯한 추진력을 지속적으로 제공했다. 기기가 템포를 기계적으로 가이드하기 때문에 다소 로봇처럼 걷게 되는 어색한 느낌이나 이질감은 있으나, 체력 소모를 분산시키며 페이스를 유지하는 데는 효과적이었다.

밸런스 모드 (Balance Mode)는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했던 기능이었던 만큼 조금 더 집중해서 체험에 응했다. 기자의 경우 과거 왼쪽 아킬레스건 부상 이력이 있어 보행 시 미세하게 다리를 저는 습관이 있다. 밸런스 모드는 이러한 좌우 보행의 비대칭을 인식해 불편한 쪽 다리에 보조 강도를 차등 적용한다. 앱 설정을 통해 왼쪽 다리에 더 강한 토크를 부여하자 보행 시 좌측 하체의 부담이 눈에 띄게 줄었다. 테스트 막바지에 언덕 지형에서 기기의 전원을 강제로 끄자 다리가 급격히 무거워지는 것을 체감하며, 보조 유무의 차이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객관적 지표 산출과 AI 피드백을 제공하는 전용 앱 WIM

WIM S를 착용하고 진행한 운동 기록은 전용 'WIM'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수집되어, 사용자가 시각화된 운동 결과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블루투스로 연결된 앱은 걸음 수, 이동 거리, 속도 외에도 평균 보폭 등 정밀한 데이터를 기록한다. 특히 수집된 데이터를 연산하여 사용자의 보행 상태를 '보행 점수'와 '보행 나이'라는 직관적인 지표로 환산해 보여준다.

또한, AI 알고리즘 기반의 자체 훈련 프로그램인 'WIM-UP' 기능을 제공한다. 사용자의 목적에 따라 '바르게 걷기', '왕초보! 실내 걷기' 등 보조 모드와 저항 모드가 교차로 프로그래밍된 맞춤형 운동을 제안한다. 이어폰을 연결하면 운동 중 보폭이나 속도 저하에 대해 즉각적인 음성 피드백이 제공되어, 별도의 관리자 없이도 단독으로 운동 자세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WIM S의 진화와 발전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윔 프리미엄’

이번 론칭의 핵심은 위로보틱스가 로보틱스 산업에 '서비스형 로봇(Robotics-as-a-Service, RaaS)' 모델을 본격적으로 도입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새로운 기능이 필요할 경우 하드웨어 기기를 새로 구매해야 했으나, '윔 프리미엄'은 기존 윔 S 사용자가 하드웨어 교체 없이 모바일 앱 업데이트만으로 신규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

이 구독 서비스는 앞서 체험한 밸런스, 소프트, 슬로 조깅 모드 등 프리미엄 모델의 핵심 기능을 월 1만 원이 채 안 되는 비용으로 제공한다. 이는 단순한 하드웨어 기기 판매를 넘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제품의 수명 주기를 연장하고 기능을 고도화하는 비즈니스 구조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초경량 설계와 일상적인 디자인에 더해진 소프트웨어 중심의 지속적인 기능 업데이트는 로봇의 대중적 접근성을 크게 높인 요소다.

결과적으로 위로보틱스의 'WIM S'와 '윔 프리미엄'은 웨어러블 로봇이 특수 목적의 의료 보장구에서 대중적인 '라이프스타일 모빌리티'로 진입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다만, 구독형 RaaS 모델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지속적인 데이터 수집을 통한 알고리즘 정교화와 실질적인 서비스 가치 증명이 꾸준히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향후 이 구독형 로봇 서비스가 실제 소비자들의 일상 보행 표준으로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