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브레인으로 완성한 조약돌 키보드, COX CM87KD/CM105KD 조약돌

기계식 스위치가 키보드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키보드의 전부를 설명하는 요소는 아니다. 여전히 멤브레인 방식은 시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저렴한 가격과 정숙한 타건감, 그리고 디자인과 기능을 통한 차별화로 꾸준히 진화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한 보급형을 넘어, 감성적인 디자인과 편의 기능을 더한 멤브레인 키보드들이 다시 주목받는 흐름이다. 노브(다이얼)나 RGB 조명과 같은 요소를 결합해 사용성과 시각적 만족도를 동시에 노리는 제품들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앱코에서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멤브레인 유선 키보드를 COX 라인업으로 선보였다. 조약돌 타입 키캡과 노브, RGB 요소를 결합한 구성으로 기존 멤브레인 키보드와는 다른 방향성을 제시하는 제품인데 지금부터 그 특징을 살펴보자.
■ 파스텔 컬러 조합, 눈이 가는 디자인

COX CM87KD와 CM105KD는 성능보다 먼저 시선을 끄는 요소로 컬러 구성을 내세운다. 두 제품에는 동일한 콘셉트의 파스텔 컬러 조합이 적용되며, 핑크와 퍼플 두 가지 베이스 컬러를 중심으로 구성된 점이 특징이다. 전반적인 키 배열은 화이트 계열을 중심으로 구성해 밝고 깔끔한 인상을 주면서, 일부 키에 색을 더해 포인트를 주는 방식이다.
핑크 베이스 모델은 화이트 중심 구성에 아이보리 컬러가 특수키와 펑션키에 적용되며, 여기에 스페이스바와 방향키 등 일부 키에는 진한 청색 계열이 더해져 대비를 만든다. 밝은 톤 위에 짙은 색을 얹는 방식으로 시선을 자연스럽게 끌어주는 구조다.
퍼플 베이스 모델 역시 화이트 중심 구성은 동일하지만, 특수키와 펑션키에는 퍼플 톤을 적용해 전체적인 통일감을 강조했다. 여기에 스페이스바와 방향키 등 일부 키에는 파스텔 핑크를 배치해 부드러운 대비를 형성한다. 같은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색 조합만으로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낸 점이 인상적이다.
이러한 색상 구성은 단순히 보기 좋은 수준을 넘어, 책상 위에서 자연스럽게 시선을 끌고 제품 자체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강한 원색 대비가 아닌 부드러운 색의 조합을 활용해 장시간 사용 환경에서도 부담이 적고, 감성적인 분위기를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전체적인 색감 방향은 전형적인 게이밍 키보드와는 확연히 다르다. RGB 중심의 화려함보다는 파스텔 톤 기반의 디자인 완성도를 우선시한 구성으로, 남성 사용자 중심의 기존 시장보다는 여성 사용자나 학생층, 감성적인 데스크 셋업을 선호하는 사용자에게 더욱 어울리는 제품이다.
■ 멤브레인으로 조약돌 키보드를 구현하다

일반적인 멤브레인 키보드는 부드럽고 조용한 대신, 입력감이 다소 밋밋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COX CM87KD와 CM105KD는 이러한 기존 멤브레인 구조에서 한발 더 나아가, 기계식 키보드의 타건감을 일부 반영한 구조를 적용한 점이 특징이다. 단순히 소음을 줄인 사무용 키보드가 아니라, 타건의 재미까지 고려한 설계라 볼 수 있다.
핵심은 조약돌 형태의 키캡 구조다. 키캡 상단이 둥글게 파인 형태로 손가락을 자연스럽게 감싸며, 입력 시 손끝이 안정적으로 위치하도록 돕는다. 동시에 일반 멤브레인보다 키 스트로크에 깊이감을 부여해, 단순히 눌리는 느낌이 아니라 ‘들어가는’ 느낌을 강조한 점이 인상적이다.
특히 바닥까지 눌렀을 때의 감각에서 차이가 드러난다. 일반 멤브레인이 단순히 고무돔을 누르는 느낌에 그치는 반면, 이 제품은 입력 말미에 보다 또렷한 피드백을 주며, 기계식 키보드에서 느낄 수 있는 조약돌 특유의 단단한 타건음을 일부 구현했다. 완전한 기계식은 아니지만, 그 감각을 의식적으로 끌어온 설계다.
키압은 약 45gf 수준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체감상으로는 리니어 스위치에 가까운 입력 특성을 보여준다. 걸리는 느낌 없이 부드럽게 눌리면서도, 반발력이 과하지 않아 장시간 타이핑 시 피로도가 낮은 편이다. 일반 멤브레인 대비 반발이 강하지 않은 대신, 보다 자연스럽게 눌리고 복원되는 흐름을 만들어내는 점이 특징이다.
■ 스테빌라이저에 윤활 처리

COX CM87KD와 CM105KD는 멤브레인 구조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기계식 키보드의 타건감을 일부 반영한 설계를 채택했다. 다만 이러한 구조는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길이가 긴 키에 적용되는 스테빌라이저는 구조적으로 소음이나 이질감이 발생하기 쉬운 요소로, 일반 키와의 타건감 차이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완성도를 좌우하는 핵심 포인트다.
이 제품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테빌라이저에 윤활 처리를 적용했다. 실제로 쉬프트나 스페이스 키를 분리해 보면, 스테빌라이저 철심 부분에 윤활유가 도포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단순한 구조 적용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사용 시 발생할 수 있는 소음과 마찰까지 고려한 설계다.
윤활 처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분명하다. 먼저 스테빌라이저 특유의 철심 소리나 잡음을 줄여 보다 정숙한 타건 환경을 제공한다. 동시에 키를 눌렀을 때 발생하는 마찰을 줄여 움직임이 부드러워지고, 좌우 균형이 맞지 않던 입력감도 보다 안정적으로 정리된다.
일반적인 멤브레인 키보드에서는 흔히 간과되는 부분이지만 단순히 ‘구조만 흉내 낸’ 수준이 아니라 실제 사용 경험까지 고려한 접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볼륨 조절 노브도 기본, LCD는 유무선 모델만..


COX CM87KD와 CM105KD는 최근 키보드 시장의 트렌드를 반영해 볼륨 조절 노브를 기본 탑재했다. 단순한 장식 요소가 아니라 실제 활용도가 높은 기능으로, 노브를 좌우로 회전하면 시스템 볼륨을 직관적으로 조절할 수 있으며, 노브를 누르면 즉시 음소거 기능이 적용된다. 별도의 단축키를 찾을 필요 없이 손을 크게 이동하지 않고도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의성이 높다.
노브 주변 구성도 눈에 띈다. 노브 옆에는 COX 로고가 들어간 검은색 박스 형태의 요소가 배치되어 있는데, 외형만 보면 최근 일부 제품에서 적용되는 LCD 디스플레이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다. 다만 실제로는 화면 기능이 없는 단순 디자인 요소로, 상태 표시나 정보 출력 기능은 제공되지 않는다.
LCD 디스플레이 기능은 유무선 연결을 지원하는 상위 모델에서만 제공되는 구성이다.
■ 과하지 않은 RGB LED 조명

COX CM87KD와 CM105KD는 모두 RGB LED 백라이트를 지원한다. 최근 키보드 시장에서 RGB는 사실상 기본 요소로 자리잡은 만큼, 두 제품 역시 이를 충실히 반영한 모습이다. 단순 점등 수준이 아니라 다양한 효과를 제공해 사용자 취향에 맞게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조명은 총 9가지 효과를 선택할 수 있으며, 밝기와 점등 속도 역시 조절 가능하다. 화려한 연출부터 비교적 차분한 효과까지 선택 폭이 넓어, 사용 환경이나 취향에 따라 적절히 조정할 수 있는 구성이다.
흥미로운 점은 동일한 밝기 설정에서도 체감 밝기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전체 면적과 시선 분산의 영향인지, 텐키리스 모델인 CM87KD가 풀사이즈 CM105KD보다 상대적으로 더 밝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다. 실제 광량 차이라기보다는 시각적인 체감 차이에 가깝다.
기본 밝기 설정도 무난한 편이다. 밝은 실내 환경에서도 조명이 은은하게 드러나는 수준으로 세팅되어 있어, 별도의 조정 없이도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다. 과하게 튀지 않으면서도 존재감은 유지하는, 말 그대로 ‘과하지 않은’ RGB 구성이다.
■ 멤브레인 키보드의 성공적인 차별화, 취향에 따른 선택도 가능

COX CM87KD와 CM105KD는 기존 멤브레인 키보드에 대한 인식을 한 단계 확장시켜주는 제품이다. 단순히 저렴하고 조용한 입력 도구에 머무르던 영역에서 벗어나, 기계식 키보드의 타건 요소를 일부 반영하며 보다 다양한 사용 경험을 제시한다. 멤브레인이라는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체감은 다르게 가져가려는 시도가 자연스럽게 녹아든 구성이다.
기계식 키보드로 넘어가기 전 단계에서 부담 없이 적응해보는 용도로도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 완전한 기계식 특유의 구조나 피드백을 그대로 구현한 것은 아니지만, 기존 멤브레인에서는 느끼기 어려웠던 깊이감과 타건감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가격만 보고 선택하는 저가형 멤브레인과는 분명히 방향성이 다른 제품이다.
여기에 배열 선택의 폭도 넓다. 텐키리스 구조의 CM87KD는 공간 활용성과 데스크 정리에 유리하고, 풀사이즈인 CM105KD는 숫자 입력이 많은 환경에 적합하다. 동일한 설계와 타건감을 유지하면서 사용자의 취향과 환경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한 점도 이 제품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