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 트레이싱과 DLSS 4.5로 돌아온 '컨트롤 레조넌트'

게임 그래픽의 발전에는 언제나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게임들이 있었다. 엔비디아의 DLSS부터 레이 트레이싱 그리고 패스 트레이싱까지 최신 그래픽 기술을 빠르게 도입해 그래픽 품질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는 이전에도 계속됐고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레메디 엔터테인먼트의 '컨트롤(Control)'은 이러한 흐름을 대표했던 게임 중 하나다. 2019년 출시된 컨트롤은 실시간 레이 트레이싱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초기 게임 중 하나로 당시 엔비디아 역시 RTX 기술을 대표하는 타이틀로 컨트롤을 적극적으로 소개한 바 있다.
그리고 그 후속작인 '컨트롤 레조넌트(CONTROL Resonant)'가 다시 한번 최신 그래픽 기술을 앞세워 돌아왔다. 이번에는 한 단계 발전한 패스 트레이싱을 비롯해 엔비디아의 최신 DLSS 4.5와 레이 리컨스트럭션(Ray Reconstruction)을 적용하면서 전작보다 더욱 발전된 그래픽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기사에서는 컨트롤 레조넌트가 어떤 게임인지 간단히 살펴보고 실제 게임에서 패스 트레이싱과 DLSS 4.5 레이 리컨스트럭션이 그래픽 품질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는지 확인해 보고자 한다.
■ 컨트롤 레조넌트, 장르가 바꼈네?

일반적으로 하나의 게임 시리즈는 후속작에서도 기존 장르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스토리와 캐릭터를 추가하고 전투나 성장 시스템을 발전시키더라도 전작에서 확립한 기본적인 플레이 방식까지 크게 바꾸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런 점에서 '컨트롤 레조넌트'는 조금 독특하다. 전작의 스토리와 세계관을 이어가는 정식 후속작이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실제 게임을 플레이해 보면 전작과 상당히 다른 장르의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물론 큰 틀까지 완전히 달라진 것은 아니다. 초자연적인 능력을 활용해 적과 싸우고 주변 환경과 오브젝트를 전투에 활용한다는 컨트롤 특유의 요소는 그대로다. 하지만 전작이 서비스 웨폰을 이용한 원거리 전투와 초능력의 조합에 무게를 뒀다면 컨트롤 레조넌트는 형태가 변화하는 무기 '애버런트(Aberrant)'를 중심으로 한 근접 전투의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이러한 변화는 실제 플레이 감각도 크게 바꿔 놓았다. 게임 리뷰가 아닌 만큼 전투 시스템을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겠지만 소울 장르에서 경험할 수 있는 근접 전투를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플레이 자체가 상당히 즐거웠다. 적을 직접 공격할 때 전달되는 타격감도 만족스러웠고 보스전에서는 지상에서 단순히 공격을 주고받는 데 그치지 않고 공중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만든 점도 재미있는 부분이었다.
전작의 플레이 경험만 생각하고 컨트롤 레조넌트를 시작한다면 이러한 변화에 어느 정도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다. 반대로 근접 전투 특유의 타격감과
적극적인 전투를 선호한다면 전작과 달라진 플레이 방식에서도 충분한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패스 트레이싱 적용과 DLSS 4.5

컨트롤 레조넌트에는 일반적인 레이 트레이싱보다 한 단계 발전한 패스 트레이싱이 적용됐다. 레이 트레이싱이 반사나 그림자, 글로벌 일루미네이션 등 일부 효과에 광선 추적 방식을 적용한다면 패스 트레이싱은 장면의 조명과 관련된 요소를 보다 통합적으로 광선 추적 방식으로 계산한다.
덕분에 광원이 주변 사물에 반사되고 다시 다른 사물에 영향을 주는 과정까지 보다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어 현실 세계에 가까운 조명과 그림자, 반사 효과를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다.
문제는 성능이다. 패스 트레이싱은 기존 레이 트레이싱보다 훨씬 많은 광선과 상호 작용을 계산해야 하는 만큼 GPU에 요구하는 하드웨어 리소스도 많아지고 그만큼 프레임 하락도 커질 수밖에 없다.
컨트롤 레조넌트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DLSS 4.5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DLSS 4.5의 최신 슈퍼 레졸루션 모델로 낮은 내부 해상도에서 고해상도 이미지를 복원하고 최신 멀티 프레임 생성 기술을 조합해 프레임을 최대 6배까지 높이는 방식으로 패스 트레이싱 적용에 따른 성능 부담을 줄였다.
패스 트레이싱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이즈를 제거하는 디노이저 역시 DLSS 4.5 레이 리컨스트럭션(Ray Reconstruction)이 담당한다. 기존의 수작업으로 조정된 여러 디노이저를 AI 모델로 대체해 패스 트레이싱으로 계산된 정보를 복원하는 방식으로 동작하며 반사와 그림자, 간접광 등의 디테일과 시간적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RTX Mega Geometry도 적용됐다. RTX Mega Geometry는 복잡한 지오메트리를 레이 트레이싱 환경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기술로 기존보다 훨씬 많은 삼각형과 세밀한 오브젝트를 광선 추적 장면에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 패스 트레이싱 적용하면 어떻게 달라지나? 광선 재구성은?

컨트롤 레조넌트의 그래픽 옵션에는 선택한 프로파일에 따라 그래픽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비교 이미지가 제공된다. 하지만 이 이미지만 보고 실제 차이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반사 효과가 달라진다는 것 정도는 확인할 수 있지만 그 외의 차이는 눈에 쉽게 들어오지 않는다.
실제 게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패스 트레이싱을 켜고 끄면서 플레이하는 것만으로는 생각보다 차이를 구분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동일한 장면을 각각 캡처한 뒤 비교해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떤 부분에서 그래픽이 달라지는지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필자가 확인한 장면에서 패스 트레이싱 적용에 따른 가장 큰 차이는 반사와 근접한 사물의 그림자였다. 특히 반사의 변화가 컸다. 패스 트레이싱을 적용하지 않았을 때는 주변 사물이 흐릿한 형태로만 반사됐다면 패스 트레이싱을 적용한 뒤에는 반사된 사물의 형태를 명확하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표현력이 향상됐다.

그림자도 비슷했다. 패스 트레이싱을 적용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림자의 정확한 윤곽이나 강약보다는 전체적으로 흐릿한 형태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았다. 패스 트레이싱을 활성화하면 사물의 형태에 따른 그림자의 윤곽이 보다 명확해지고 이전에는 제대로 구분되지 않았던 형태까지 온전히 표현됐다.

여기에 레이 리컨스트럭션(광선 재구성)을 활성화하면 패스 트레이싱으로 만들어진 결과의 디테일이 한층 더 살아난다. 단순히 그림자의 윤곽을 날카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경계 부분에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흐림이 더해지고 전체 그림자에 묻혀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던 부분도 보다 명확하게 구분됐다. 빛의 영향을 받는 정도에 따른 그림자의 강약 역시 더욱 세밀하게 표현됐다.
이러한 차이는 그림자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명암에 따라 표현되는 오브젝트의 세부적인 형태도 레이 리컨스트럭션 적용 후 더욱 강조됐다. 레이 리컨스트럭션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 상대적으로 부드럽고 평면적으로 보였던 부분의 입체감이 살아났으며 자갈이 깔린 바닥에서는 각각의 자갈이 단순한 표면 질감이 아니라 실제 형태를 가진 것처럼 구분될 정도로 차이가 나타났다.
■ 지포스 RTX 5080, 4K 기준 프레임은?

그렇다면 실제 성능은 어떨까? 지포스 RTX 5080을 기준으로 4K 해상도에서 최고 그래픽 옵션을 적용한 뒤 패스 트레이싱과 DLSS 4.5 설정에 따른 프레임 변화를 확인했다.
먼저 패스 트레이싱을 사용하지 않은 최고 옵션에서 DLAA를 적용했을 때는 44 FPS를 기록했다. DLSS 4.5 Quality에서는 80 FPS, Balance 97 FPS, Performance 117 FPS까지 상승했으며 Ultra Performance에서는 153 FPS를 기록했다.
패스 트레이싱을 활성화하면 성능 부담은 확실하게 나타났다. DLAA 기준 PT Low는 33 FPS였으며 Medium 31 FPS, High 27 FPS, Max에서는 22 FPS까지 낮아졌다. 패스 트레이싱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 기록한 44 FPS와 비교하면 PT Max 적용 시 프레임이 정확히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DLSS 4.5를 적용하면 이러한 성능 부담을 상당 부분 만회할 수 있었다. PT Max를 유지한 상태에서도 Quality는 40 FPS, Balance 48 FPS, Performance 58 FPS, Ultra Performance는 83 FPS를 기록했다. 특히 Performance부터는 60 FPS에 근접했고 Ultra Performance에서는 이를 여유 있게 넘어섰다.
여기에 멀티 프레임 생성을 적용하면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PT Max와 DLSS 4.5 Quality를 기준으로 FG 2x에서는 72 FPS, 3x에서는 104 FPS, 4x에서는 134 FPS를 기록했다. 5x에서는 160 FPS, 최대 6x에서는 185 FPS까지 상승했다. DLAA에서도 FG 6x 적용 시 113 FPS를 기록해 업스케일링을 사용하지 않고도 100 FPS를 넘어섰다.
결과만 보면 상당히 놀랄 만하다. 게임 플레이가 사실상 불가능했던 수준의 FPS를 DLSS 4.5와 멀티 프레임 생성으로 5배 이상 끌어올렸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높아진 프레임이 실제 게임 플레이에서도 그대로 만족스러운 경험으로 이어지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 여기에는 멀티 프레임 생성이 해결하지 못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 문제는 지연시간, 현실적인 옵션은 무엇?

DLSS 4.5와 멀티 프레임 생성으로 프레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확인했지만 실제 게임에서는 지연시간까지 함께 생각해야 한다. 특히 업스케일링과 프레임 생성은 FPS를 높인다는 결과는 같아도 지연시간에 미치는 영향은 서로 다르다.
업스케일링은 내부 렌더링 해상도를 낮춰 GPU의 실제 렌더링 부담을 줄이는 만큼 지연시간 개선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 4K 최고 옵션과 PT Max에서 DLAA 사용 시 159.2ms에 달했던 PCL은 DLSS 4.5 Quality에서 84.8ms, Balance 73.2ms, Performance 60.6ms, Ultra Performance에서는 52.5ms까지 낮아졌다.
반면 프레임 생성은 표시되는 FPS를 크게 높일 수 있지만 지연시간까지 같은 방향으로 개선하지는 못한다. PT Max와 DLSS 4.5 Performance를 기준으로 FG 2x에서 40.3ms였던 PCL은 3x에서 42.8ms, 4x에서 45.7ms, 5x에서 48.9ms, 6x에서는 49.4ms를 기록했다. 프레임 생성 배율이 높아질수록 FPS는 계속 증가하지만 지연시간 역시 조금씩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두 옵션 사이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찾는 것이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PCL 40~50ms 정도라면 실제 게임 플레이에 큰 지장이 없는 수준으로 판단했고 이를 기준으로 현실적인 옵션 조합을 찾아봤다.
화질을 우선한다면 DLSS 4.5 Balance와 FG 2x 조합이 적당하다. 이 설정에서는 83 FPS와 48.7ms를 기록해 PCL을 50ms 이하로 유지하면서 업스케일링에 따른 화질 손실도 비교적 줄일 수 있었다.
프레임을 좀 더 높이고 싶다면 DLSS 4.5 Performance와 FG 3x 조합이 좋은 타협점이다. 140 FPS를 기록하면서 PCL은 42.8ms에 그쳤다. FG 4x까지 높여도 178 FPS와 45.7ms를 기록해 여전히 50ms 이내를 유지할 수 있어 고주사율 모니터를 사용한다면 이쪽도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반대로 DLSS 4.5 Quality는 화질 면에서는 유리하지만 PT Max 환경에서는 FG 2x를 적용해도 PCL이 56.6ms로 이번에 기준으로 삼은 범위를 넘어섰다. Ultra Performance는 지연시간과 프레임 확보에는 가장 유리하지만 4K에서 내부 렌더링 해상도가 크게 낮아지는 만큼 굳이 RTX 5080에서 선택할 필요성은 크지 않았다.
따라서 지포스 RTX 5080으로 4K 최고 옵션과 최대 패스 트레이싱을 사용한다면 Balance + FG 2x를 화질 중심의 선택으로, Performance + FG 3x 또는 4x를 프레임 중심의 선택으로 볼 수 있다. 무조건 높은 프레임 생성 배율을 선택하기보다 업스케일링으로 지연시간을 충분히 낮춘 뒤 원하는 프레임에 맞춰 프레임 생성 배율을 더하는 것이 컨트롤 레조넌트를 현실적으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 컨트롤 레조넌트, 최신 기술도 좋지만 너무 의존한 듯..

DLSS는 게임 개발사 입장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기술이다. 자신들이 만들고자 하는 게임 세상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인 하드웨어 성능 문제를 상당 부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성능 때문에 포기하거나 타협해야 했던 그래픽을 DLSS를 비롯한 최신 기술의 도움으로 실제 게임에 구현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다. 개발사가 추구하는 그래픽을 구현하기 위해 이러한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 자체를 나쁘게 볼 이유도 없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정도가 있다. 컨트롤 레조넌트는 4K 최고 옵션에서 DLSS 없이 지포스 RTX 5080으로도 44 FPS에 그쳤다. 그것도 패스 트레이싱을 적용하지 않은 조건에서 나온 결과다. 패스 트레이싱을 최대 단계로 높이면 22 FPS까지 떨어졌으니 DLSS와 프레임 생성의 도움 없이는 개발사가 의도한 최고 수준의 그래픽을 제대로 경험하기 어려운 셈이다.
물론 최신 그래픽을 구현할수록 더 높은 하드웨어 성능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패스 트레이싱과 레이 리컨스트럭션을 적용했을 때 반사와 그림자, 명암과 오브젝트의 세부 표현이 확실히 개선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 차이를 구현하기 위해 최신 하이엔드 그래픽카드에서도 DLSS와 프레임 생성에 크게 의존해야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DLSS가 부족한 성능을 보완해 개발자가 원하는 그래픽을 실현하는 기술인지, 아니면 DLSS의 존재를 전제로 기본적인 성능 최적화를 뒤로 미룰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최신 기술을 얼마나 많이 적용했느냐가 아니다. 그 기술을 통해 얻은 그래픽의 발전과 이를 위해 지불해야 하는 성능의 대가가 게이머에게 납득할 만한 수준인지가 더 중요하다.
컨트롤 레조넌트가 보여준 그래픽은 분명 인상적이다. 하지만 이를 경험하기 위해 요구되는 성능과 DLSS에 대한 높은 의존도까지 생각하면 최신 기술을 활용한 수준을 넘어 너무 의존한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