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구미호 가족 - 한국형 코믹 호러 뮤지컬

제목 그대로, <구미호 가족>의 주인공은 천년 묵은 구미호 4인 가족이다. 심성이 너무 착해 탈인 아버지, 혼자 똑똑한 척 하지만 실은 어리숙하기 짝이 없는 아들, 남자를 밝히는 섹시한 팔등신 미녀 큰딸, 잡식성 먹보로서 특히 강아지를 좋아하는 작은딸로 이루어진 이들의 평생 소원은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인간이 되면 여우임을 감추기 위해 둔갑하지 않아도 되고, 짐승을 잡아먹다 털이 목에 걸릴 염려도 없으며 볼일도 편하게 볼 수 있는 등 온갖 혜택을 누릴 수 있다나.

 Quality Check

 Picture ★★★★  Sound ★★★★

Title Sp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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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ì£¼í˜„, 박준규, 하정우, 박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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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세 이용가

 ëŸ¬ë‹ 타임

 1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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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D미디어

 ë¹„디오 포맷

 ì• ë„ˆëª¨í”½ 와이드스크린 2.35:1

 ì˜¤ë””오 타입

 ëŒë¹„ 디지털 5.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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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í•œêµ­ì–´,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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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번

오래된 예언에 의하면, 한 달 후 일어날 개기월식 때 구미호가 인간의 생간을 먹으면 인간으로 변할 수 있다고 한다. 미처 그럴 기회도 갖지 못한 채 하늘나라로 떠난 어머니의 유지를 받들어 남은 4인 가족은 아버지의 가르침에 따라 인간들이 많이 모여 산다는 도시로 간다. 유랑 서커스단으로 위장한 구미호 가족은 자신들의 제물이 될 인간을 구하려 하고, 이들이 온 후부터 도시에서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여기에 ‘몰카’로 돈을 버는 허접한 사기꾼 기동이 얽혀들고,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집요한 형사가 끼어들면서 이야기는 더 꼬이기 시작하는데….

<구미호 가족>은 한국영화의 장르 분포가 시간의 흐름과 함께 점차 다양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간단히 ‘코믹 호러 뮤지컬’이라고 요약할 수 있는 이 영화는 이미 한국 장르영화에서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호러를 중심으로 코미디, 그리고 의외로 그다지 시도되지 않고 있는 뮤지컬을 접목한 독특함이 돋보인다. 코믹 호러 뮤지컬이라면 <록키 호러 픽처 쇼>를 쉽게 떠올릴 수 있는데, <구미호 가족> 역시 기묘한 등장인물과 희화화된 상황, 당대의 문화나 사회 현실을 반영한 점이 비슷하다.

또한 구미호라는 동양적 캐릭터가 함께 갖고 있는 친숙함과 이질감을 장르 영화라는 틀에서 적절하게 풀어낸 것도 이 영화의 장점 가운데 하나다. 문명의 눈을 피해 살다가 도시에 와 좌충우돌하는 구미호들은 갈 곳 없는 부랑자나 추한 외모 때문에 자살을 기도하는 여성, 치매 노인 등과 함께 도시 생활에서 소외된 자들과 그리 다르지 않은 신세다. 재개발 반대 시위대와 전경의 대치를 비보이의 춤 대결로 그려낸 시퀀스나 한강 다리에서 자살하려는 여성을 설득하는 구미호 아버지의 가슴 절절한 에피소드 등은 인간 생활을 풍자하는 동시에 장르영화로서의 미덕도 갖춘 흥미로운 순간들이다.

영화의 곳곳을 수놓은 뮤지컬 넘버들은 세련된 외국 작품과는 달리 다소 거친 감이 있는데, 이 부분은 취향에 따른 호오가 분명히 갈릴 것 같다. 비록 흥행에서는 그리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한국 영화에서는 나름대로 신선한 시도로서 기억해도 좋은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의 시행착오를 계기로 가까운 미래에 보다 완성도 높은 장르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DVD는 2장 구성으로, 본편과 스페셜 피처로 나뉘었다. 본편의 2.35:1 종횡비는 피사체의 좌우 수평 이동이 빈번하고 군무 등이 등장하는 뮤지컬 영화의 특성 때문에 선택된 것으로 보인다. 영상은 양호한 해상력과 안정된 컬러가 인상적이다. 배우들의 피부나 액자 같은 소품의 접사에서 세밀한 질감과 디테일이 살아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어두운 장면에서도 피사체가 잘 보인다. 돌비 디지털 5.1 사운드는 적절한 분리도와 대사, 효과음, 가창, 스코어 등의 각 요소를 방해 없이 들려준다. 함께 수록된 2.0 트랙도 준수한 퀄리티다.

스페셜 피처로는 첫 번째 디스크에 오디오 코멘터리(이형곤 감독, 박준규, 하정우)와 코멘터리 후기가 수록되어 있다. 코멘터리는 감독보다는 두 배우가 주도하고 있는데 박준규는 썰렁한 농담으로 가끔 대화를 얼어붙게 만들며, 하정우는 연기에 관한 견해는 물론 촬영 당시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전체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지만, 작품에 대한 특기할만한 내용 보다는 후일담 위주의 만담식이다. 두 배우에 밀려 감독의 비중이 진행자 정도로 줄어든 것이 다소 아쉽다.

두 번째 디스크에는 인터뷰와 메이킹 필름, 안무 및 녹음 풍경, 특수효과 메이킹, 삭제 장면, 제작보고회 기록 영상, 포토 갤러리 등 다양한 메뉴가 실려 있어 영화가 만들어진 과정을 여러 각도에서 살펴볼 수 있다. 감독과 배우 등 관련자의 인터뷰를 담은 메이킹과 특별 초빙한 일본의 전문가가 제작 과정을 해설하는 특수효과 메이킹이 볼 만하다. 이외에도 극 중 뮤지컬 시퀀스만을 따로 묶은 메뉴가 ‘구씨네 뮤지컬 극장’이라는 이름으로 포함되었는데, 이것은 첫 번째 디스크에 담는 것이 구성상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글 / 김송호(DVD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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