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올해 최고의 멜로영화

개봉관 수와 예매율에서 <괴물>의 기록을 깨고, 멜로영화 사상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일명 ‘우행시’는 공지영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사실 영화화가 결정되기 전 소설의 판매 부수는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는 아니었지만 이나영, 강동원이라는 톱스타 캐스팅과 <파이란>이라는 웰메이드 멜로영화를 연출한 송해성 감독의 시너지 효과는 예상 외로 컸고, 그 결과 소설은 베스트셀러가, 영화는 멜로영화의 흥행 기록을 다시 쓰게 되었다.

 Quality Check

 Picture ★★★  Sound ★★★☆

Title Sp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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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ì´ë‚˜ì˜, 강동원, 윤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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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세 이용가

 ëŸ¬ë‹ 타임

 1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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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B엔터테인먼트

 ë¹„디오 포맷

 ì• ë„ˆëª¨í”½ 와이드스크린 2.35:1

 ì˜¤ë””오 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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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í•œêµ­ì–´,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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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소설의 스토리는, 진부하다는 말을 하기조차 민망할 정도로 눈물샘을 자극하는 설정과 비극적인 남녀의 만남 등 멜로 장르의 클리쉐를 답습하고 있다. 고아 출신의 한 청년이 산전수전 겪은 뒤 건실하게 살아보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가난이라는 장벽을 넘지 못해 살인까지 저지른다. 남의 죄까지 뒤집어쓰고 이제 사형 집행일만을 기다리는 남자와 달리 부유하지만 상처 많은 여자는 몇 번의 만남을 반복하면서 친밀함을 느끼고, 소설은 서로를 치유하고 사랑하게 되는 두 남녀의 안타까운 모습을 그린다. 이렇듯 익숙하고 진부한 멜로드라마가 신파라는 공격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스토리 사이로 파고드는 인간애, 복수와 용서, 사형 제도에 대한 여러 가지 단상들 덕분이다.

소설의 구성은 다소 독특하다. 유정의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소설의 중간 중간 ‘블루 노트’라는 윤수의 일기가 삽입이 되는데, 이는 영화에서의 플래시백 역할을 한다. 사형수가 되기까지 윤수가 지내온 배경, 그가 겪은 상실과 아픔,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별책 부록처럼 독자적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 블루 노트는 윤수가 죽은 후 모니카 수녀와 유정에게 전달된다. 결국 이 블루 노트는 윤수라는 인물을 가장 솔직하고 진실하게 보여주는 ‘진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블루 노트의 흔적이 거의 없는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윤수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을 자세히 다루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설 팬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원작의 경우 종교, 가족, 법의 기준으로 평가되는 미덕, 용서, 복수와 같은 관념적인 부분에 대해 많은 할애를 하지만, 영화에서는 이러한 추상적인 문제들은 그야말로 피상적으로 다뤄질 뿐이다. 그 때문에 모니카 수녀의 존재라던가 사형수에 대한 관대한 시선 혹은 묘사, 사형 제도에 대한 언급은 자칫 교조적이고 어정쩡하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많은 관객들의 심금을 울린 2006년 최고의 멜로영화가 되었다. 원작이 있는 영화라면 피할 수 없는 숙명이듯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소설과 비교, 분석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송해성 감독의 과감한 결단으로 영화는 윤수와 유정의 주변 인물과 곁가지 이야기들을 말끔하게 쳐내고 두 인물간의 교감에 초점을 맞춘다. 시한부 사랑이 주는 비극과 아픈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강동원, 이나영이라는 두 배우는 빛나는 외모에 비견할 만한 연기를 보여줌으로써 영화가 지닌 한계를 가뿐히 뛰어 넘어 영화의 흥행을 이끈 동력을 제공했다.

2.35: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영상은 흥행작이자 최근작임을 감안하면 다소 실망스럽다. 전체적으로 채도가 낮아 화면에 생기가 없고 칙칙하다. 영화의 차분한 분위기에 오히려 부합한다고 위로해 봐도 거친 윤곽선, 섬세하지 못한 디테일, 울긋불긋한 피부톤은 영화의 명성에 걸맞지 않는 느낌을 준다. 다행히 음질은 꽤 준수하다. 멜로영화의 특성상 사운드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대사는 센터 스피커를 통해 또렷이 전달되고, 자잘한 일상 소음 역시 정성스럽게 구현된다. 사운드 자체가 풍부하지는 않고 대사량이 많다보니 사운드가 센터에 집중되어 있는 느낌도 들지만, 전후방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쇼팽의 ‘이별의 왈츠’를 비롯한 클래식 음악과 잔잔한 빗소리는 유정과 윤수의 행복한 시간을 공감하게 해준다.

부가영상은 별도의 디스크에 수록되어 있으며 메이킹 필름, 감독과 배우 인터뷰, 포스터 촬영 현장, 트레일러, 뮤직비디오 등의 메뉴들로 구성되어 있다. 많은 수의 메뉴에도 불구하고 변별력 없는 메뉴 구성 때문에 사실상 겹쳐지는 내용들이 많다. 또한 말이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목록으로 넘어가는 몇몇 메뉴와 이주임 역을 맡은 배우 강신일의 이름이 김세동으로 자막 처리된 부분은 그냥 웃어넘기기에는 당황스럽다.

송해성 감독과 이재진 음악 감독, 김상근 프로듀서, 강동원과 이나영이 참여한 오디오 코멘터리는 필청 메뉴다. 우수 코멘터리를 수록한 다른 타이틀과 비교했을 때 추천할 만한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별도의 부가 영상에서 얻을 수 없는 구체적인 촬영 에피소드, 음악과 연기에 대한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다. 다소 산만하고 어색한 이나영, 강동원 두 배우와 달리 송해성 감독과 이재진 음악감독은 진지한 자세로 코멘터리에 참여한다. 특히 송해성 감독은 흐트러지는 분위기를 수습하고 코멘터리 참가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등 깔끔한 말솜씨를 들려준다.

글 / 황균민(DVD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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