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사일런트 힐 - 호러 게임의 성공적인 영화화

1990년대 이후 게임을 영화화한 작품들이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활발히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원작 게임의 유명세는 온데간데없이 처참할 정도의 악평을 받으며 흥행에도 실패했던 <수퍼 마리오 브라더스>(1993)나 <스트리트 파이터>(1994) 같은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인기 격투 게임을 바탕으로 한 <모탈 컴뱃>(1995)이 히트한 이후, 게임 원작 영화는 때마침 급속한 발전상을 보여주고 있었던 디지털 시각효과와 결합해 할리우드의 새로운 서브 장르로 부상했다.

 Quality Check

 Picture ★★★☆  Sound ★★★★☆

Title Sp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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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ë¼ë‹¤ 미첼, 숀 빈, 로리 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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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세 이용가

 ëŸ¬ë‹ 타임

 1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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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ë¹„트윈

 ë¹„디오 포맷

 ì• ë„ˆëª¨í”½ 와이드스크린 2.35:1

 ì˜¤ë””오 타입

 ëŒë¹„ 디지털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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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í•œêµ­ì–´,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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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번

하지만 상당수의 게임 원작 영화는 팬들로부터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 온 것이 사실이다. 실패한 게임 원작 영화의 공통적 패인은 플레이어가 직접 참여하는 게임의 쌍방향성과 이미 정해진 이야기를 보여주기만 하는 영화의 큰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화려한 영상으로 앙상한 스토리의 빈틈을 메우려 하거나 게임의 설정만 갖고 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해버리는 등 충성도 높은 게임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경우도 많았다. 문자로만 이루어진 문학 작품과는 달리 이미 독자적인 영상과 사운드를 통해 세계관을 구축한 게임은 각색에 더 큰 난점이 있을 수 있다.

지난 여름 공개된 또 다른 게임 원작 영화 <사일런트 힐>은 영화로서의 독자성보다는 원작을 충실하게 실사화하는 데 중점을 둔 작품이다. 원래 <사일런트 힐>은 일본의 엔터테인먼트 기업 코나미가 1999년 발매한 호러 게임으로, 네 편의 공식 시리즈와 스핀오프를 내놓으며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모골이 송연한 공포감과 뛰어난 몰입도로 인해 호러 게임의 대표작이라는 명성을 얻고 있으며 팬들의 지지도 탄탄하다.

이 영화화 프로젝트를 지휘한 인물은 <네크로노미콘>, <크라잉 프리맨>, <늑대의 후예들> 등 액션과 호러, 판타지 영화에서 잔뼈가 굵은 프랑스 출신 감독 크리스토프 강스. 그 동안 그가 발표해온 작품의 성향으로 미루어볼 때, 스토리는 둘째 치고 최소한 영상미만큼은 기대해도 좋을 거라고 생각한 팬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과연, <사일런트 힐>은 그 부분만큼은 제대로 해낸 영화판이다.

원작 게임의 열렬한 팬으로 알려진 강스는 레드 피라미드로 대표되는 게임의 기괴한 크리처와 사이렌으로 생과 사가 극명하게 뒤바뀌는 불가사의한 마을 사일런트 힐의 음울하면서도 소름끼치는 비주얼을 고스란히 스크린에 옮겼다. 여기에 야마오카 아키라가 작곡한 게임의 음악이 그대로 영화의 스코어로 사용되어 재현도를 더욱 높였다. 비주얼과 사운드뿐만이 아니라 단계가 바뀌고 아이템을 획득하여 진행하는 게임의 진행 방식이 플롯에 적용된 것도 흥미롭다.

이렇게 높은 게임성의 재현과는 별도로 원작과는 다른 영화판만의 각색도 효과적으로 기능하고 있다. 예를 들면 영화판의 주인공 로즈는 원작의 해리 메이슨에 해당하는 인물인데, 게임의 해리가 남성인 반면 영화판의 로즈는 여성이다. 그가 잃어버린 딸을 찾는 과정에서 점차 강해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전개는 모성애의 자연스러운 발현을 통해 극적인 설득력을 부여한다. 또 그가 사일런트 힐에서 만나는 주요 인물들도 모두 여성이다. 경찰관 시빌, 사일런트 힐의 지도자격인 크리스타벨라가 모두 그렇다. 이는 현실 세계에 남아 있는 등장인물이 모두 남성인 것과 대조를 이루며 정반대의 양상을 띤 모성의 대결이라는 테마를 성공적으로 전달한다.

DVD는 디스크 1장 구성으로 본편과 메이킹 필름, 예고편 모음을 담았다. 2.35: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 영상은 작품 특유의 색감을 잘 살렸으며 해상력도 훌륭하다. 안개 낀 배경이나 어두침침한 장면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나 피사체의 윤곽이 잘 보이며 지글거리지 않고 깔끔한 블랙의 표현이 돋보인다.

사운드 포맷은 영어 돌비 디지털 5.1 트랙 하나뿐이지만 사운드 설계와 믹싱 수준은 우수하다. 원작 게임을 해본 팬이나 이 영화를 극장에서 관람했던 관객이라면 사일런트 힐의 운명을 가르는 사이렌 소리가 감상 공간을 휘감으며 조성하는 무시무시한 공포 분위기에 다시 한 번 압도당할 것이다. 또한 크리처들이 내는 기괴한 울음소리, 철판을 찢으며 달려드는 레드 피라미드의 거대한 칼날이 내는 금속성 마찰음, 말 그대로 ‘뼈와 살이 분리되는’ 소리 등 효과음 하나하나에 확실한 존재감이 있다. 중저음이 부여하는 중량감과 뛰어난 분리도도 인상적이다. 올해 발매된 타이틀 중에서 사운드의 박력은 손꼽을 만하다.

스페셜 피처는 상영시간 약 1시간 정도의 메이킹 필름 <암흑의 길 : 사일런트 힐 메이킹>과 예고편 모음의 두 가지다. 메이킹 필름은 3~4시간짜리도 가볍게 들어가는 요즘 추세에서 보면 분량 면에서 다소 적다고 느낄 수 있으나 연출, 시각효과, 특수분장, 캐스팅 등 흥미를 느낄 만한 부분만을 압축해 잘 골라놓았다. 세트와 특수분장에 들인 제작진의 노력과 원작 게임을 최대한 존중했음을 강조하는 감독과 스탭들의 인터뷰가 볼 만하다. 예고편 모음은 <잔혹한 출근>, <디버전스>, <파이널 컷>, <트리스탄과 이졸데>, <울프 크릭>, <쏘우 2>, <쏘우 3> 등 7편을 실었으나, 정작 본편 <사일런트 힐>의 것은 없다.

원작에 대한 존중과 충실한 재현을 내세운 <사일런트 힐>은 그로테스크한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영상미와 정교한 시각효과, 박력 만점의 사운드를 통해 영화판만의 매력을 잘 살린 작품이다. 이 겨울, DVD를 통해 인간 내면의 어둠 속을 목적지로 하는 나 홀로 공포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글 / 김송호(DVD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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