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잔혹한 출근 - 절박함을 지닌 사회풍자극

영화를 보려고 할 때 선택의 기준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아마도 사람들마다 각자 자신의 기준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크게 꼽자면 감독과 배우, 홍보, 이렇게 세 가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는 말처럼 감독의 비중이 가장 클 수 있겠지만 영화의 흥행은 이 세 가지가 얼마나 잘 조화되었는지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Quality Check

 Picture ★★★  Sound ★★★

Title Sp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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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ê¹€ìˆ˜ë¡œ, 이선균, 고은아, 오광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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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세 이용가

 ëŸ¬ë‹ 타임

 1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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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ë¹„트윈

 ë¹„디오 포맷

 ì• ë„ˆëª¨í”½ 와이드스크린 1.85:1

 ì˜¤ë””오 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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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í•œêµ­ì–´,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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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번

<잔혹한 출근>은 어떤가. 2002년의 단편 형사물 <수사반장 트위스트 김>, 2003년 코미디물 <불어라 봄바람> 등의 전작들로 볼 때 감독의 이름만으로는 어떤 영화일지 가늠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배우는? 김수로가 나온다. 그렇다면 명확한 이미지가 잡힌다. ‘김수로표’ 코믹영화하면 머릿속에 그림이 바로 떠오른다. 영화 홍보는 정확히 그 지점을 파고들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효과가 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잔혹한 출근>은 단순한 코믹영화가 아니라 인터뷰 내용에서 나오듯 사회풍자극이자 절박함을 가진 코미디였고 김수로 역시 코믹한 연기에만 능한 배우가 아니었다.

따라서 이 영화를 보면서 처음 느낀 건 홍보를 통해 규정됐던 장르가 선입견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드는 생각은 코미디영화를 기대한 관객들은 당혹할 수밖에 없으리라는 것과 코미디영화를 선호하지 않아 보지 않았을 관객들도 상당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가 이렇게 DVD를 통해 재평가 받는 것은 꽤나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부자들의 돈을 조금 가져다 쓴다는 취지로 유괴를 저지른 동철(김수로)이 유괴에 성공한 순간 자신의 딸이 유괴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게다가 동철의 딸을 유괴한 유괴범은 이쪽의 사정을 훤히 알고 있고 심지어는 코치까지 한다. 영화는 사건을 먼저 소개하고 시작한다. <잔혹한 출근>은 동철과 만호(이선균)가 태희(고은아)를 유괴하는 장면으로 시작한 뒤 동철이 자신의 딸이 유괴되었다는 전화를 받으면서 플래시백을 통해 과거 시점으로 돌아간다. 이때부터 동철과 만호가 처한 상황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고 어떠한 이유로 유괴를 저지르게 되는지 보여주면서 현실로 돌아온다.

동철은 딸에게는 자상한 아버지이며 아내에게는 착실한 남편이다. 그는 아내가 걱정할까봐 자신의 주식 투자 실패와 매달 사채 이자를 갚아 나가는 것을 숨긴다. 그런 동철은 얼마 전부터 이자를 갚을 때마다 마주치는 만호(이선균)가 얼떨결에 저지른 유괴에 동참하게 된다. 하지만 아무런 대책도 없이 저지른 첫 번째 유괴는 결국 아이의 부모가 전화를 받지 않는 바람에 실패로 돌아간다.

다시 이자 갚을 날은 다가오고 겨우 겨우 이자를 갚은 두 사람은 만호의 충분한 준비를 통해 본격적인 유괴를 계획하게 된다. 그러나 대상은 부잣집 딸이기는 하지만 집에서는 이미 내놓은 문제아인 태희였다. 게다가 유괴에 성공한 그 날 동철은 자신의 딸을 유괴당하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 이후 상황이 점점 꼬여만 가고 자신의 딸을 구하려는 동철의 절박함이 더해가면서 초반부 코미디에 가까웠던 영화는 정극으로 발전하게 된다. 물론 중간 중간 김수로의 애드립과 태희 부(오광록)의 절제된 코믹 연기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동철의 딸을 구하고자 하는 노력은 부모의 입장을 떠나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코미디 장르라고만 생각했던 선입견을 깬 <잔혹한 출근>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상당히 의외의 영상을 선보인다. 다양한 카메라 앵글과 기법은 물론이고 동철과 만호가 첫 유괴를 한 뒤 아이 부모에게 밤새 전화하는 장면에서는 고정샷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연속 촬영을 한 후에 편집을 함으로써 시간의 경과의 따른 주인공들의 변화를 보여준다. 이렇게 촬영된 장면은 짧은 시간동안 주인공들이 밤새 느꼈을 불안감과 초초함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또 동철의 딸을 유괴한 범인을 관찰자 시점에서 보여주는 장면도 스릴러물의 기본적인 공식에 충실한 장면이며, TV 속의 등장인물에 인질범의 목소리를 오버랩시킨 것도 인상적인 장면이다. 여기에 앞에서 설명했던 플래시백이라든가 극의 결말부에 동철의 딸을 유괴했던 유괴범의 과거와 동철의 현재가 교차하는 구성 방식 등은 극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하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드는 데 집중한 나머지 극 전체의 긴장도나 마지막 반전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1.85: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의 영상은 한국영화 타이틀의 평균적인 수준이다. 원경의 해상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클로즈업 장면의 선예도나 질감은 무난하며, 발색의 경우 지나치게 강조되거나 옅은 감 없이 양호하게 표현된다. 돌비 디지털 5.1채널의 오디오 역시 대사가 비교적 명확하게 전달되는 가운데 동적인 장면에서는 적당한 이동감과 공간감을 전해준다.

스페셜 피처는 감독 및 배우 인터뷰와 코멘터리, ‘잔혹한 출근하기’라는 이름의 메이킹 다큐, NG 모음, 예고편, 포스터 촬영, 하이라이트, 포토 갤러리로 이루어져 있다. 다른 한국영화 DVD들의 서플먼트 구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메이킹 다큐는 10분대 초반으로 조금 짧은 편이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NG 모음이나 하이라이트도 앞에서 나왔던 내용들이 다소 중복되는 편이어서 보다 다채로운 내용을 수록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반면 감독 및 배우 인터뷰나 포스터 촬영 모습은 나름대로 충실한 내용을 담고 있어 볼 만하다.

글 / 윤대봉(DVD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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