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아시스 - Familiar to Millions

록 뮤지션들이라면, 아니 단 한 번이라도 기타를 잡아본 사람들이라면 꿈꾸는 순간이 있다. 거대한 공연장에서, 수만에 이르는 관객 앞에서 자신만의 히트곡을 열창하는 것. 물론 록뿐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장르의 뮤지션들이 그런 희망을 갖는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록 밴드에게 유독 대형 공연장이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 것은 록 밴드 한 팀이 성공을 거두기까지의 과정 때문이다.

 Quality Check

 Picture ★★★★  Sound ★★★★

Title Spec

 ì¶œì—°

 ì˜¤ì•„시스

 ë“±ê¸‰

 ì „ì²´ 이용가

 ëŸ¬ë‹ 타임

 94분

 ì¶œì‹œì‚¬

 ì†Œë‹ˆ BMG

 ë¹„디오 포맷

 ì• ë„ˆëª¨í”½ 와이드스크린 16:9

 ì˜¤ë””오 타입

 ëŒë¹„ 디지털 5.0, 2.0

 ì–¸ì–´

 ì˜ì–´

 ìžë§‰

 ì—†ìŒ

 ì§€ì—­ 코드

 All

한국은 록 밴드일지라도 매스 미디어의 개입이 없다면 성공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의 경우 록 밴드는 철저하게 자신이 나고 자란 지역적인 토대 위에서 성장한다. 아무리 유명한 록 밴드라도 처음에는 지역에서 함께 나고 자란 친구들끼리 밴드를 결성하고, 그들의 친구들이 바로 그들의 첫 번째 관객이 되며, 동네 공연장이나 하다못해 공터가 그들의 첫 번째 무대가 된다. 그렇게 지역에서 자기들끼리 음악을 하고, 그 음악을 사주는 사이 실력을 인정받은 밴드는 점점 더 큰 곳으로 나아가게 되며, 대형 스타디움에서의 공연은 밴드가 올라갈 수 있는 마지막 단계가 된다.

때문에 미국과 영국의 밴드들에게선 자신이 자란 지역의 음악적 색깔이 많이 드러날 수밖에 없고, 아무리 성공을 거둔다 해도 처음 록을 시작하던 당시의 정서가 남아있다. 그것이 바로 그들을 키운 힘이기 때문이다. 오아시스가 <Familiar to Millions>에서 웸블리 구장의 수만 관객들과 함께 그들의 히트곡 ‘Wonder Wall’을 부르는 순간은 한 지역 출신 록 밴드가 이룰 수 있는 가장 멋진 성공이다.

영국 맨체스터 출신의 리엄 갤러거와 노엘 겔러거 형제가 주축이 된 오아시스는 맨체스터에서 노동자 생활을 하며 음악 활동을 병행했고, 맨체스터 사운드 특유의 정서, 이를 테면 비틀즈를 연상시키는 복고적인 록 사운드와 유려한 멜로디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그래서 그들은 첫 앨범 <Definitely Maybe>와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의 엄청난 성공에도 여전히 노동자 특유의 거친 생활 태도를 유지했고, 그것은 매스 미디어가 그들을 말썽꾼으로 취급하도록 만들었지만, 반대로 그들의 팬들로 하여금 그들에게 강한 연대감을 갖도록 만들었다.

웸블리 공연장에서 그들과 그들의 팬들이 ‘Stand by Me’와 ‘Wonder Wall’ 등을 함께 부르는 순간은 그래서 더욱 감동적이다. 특히 이 공연이 열리던 2000년경 그들의 음악은 대부분 비틀즈의 음악을 쏙 빼닮았다고 할 정도로 흡인력 강한 멜로디가 주를 이뤄 팬들이 그들의 노래를 따라할 때마다 엄청난 장관을 연출했다. 말 그대로 밴드와 팬들이 혼연일체된 순간. 팬들은 공연 내내 밴드의 노래를 따라 부르고, 환호성을 지르면서 그들 나름대로의 축제를 즐긴다. <Familiar to Millions>의 스페셜 피처로 제공된 다큐멘터리에서 많은 부분을 관객들의 이야기로 채우고 있는 것 역시 그들이 오아시스를 이루는 정체성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오아시스도 웸블리 공연장에 서기 불과 몇 년 전에는 다른 친구들과 함께 그런 공연에서 술을 마시고 난동에 가까운 열광을 보여주던 평범한 청년들이었다.

그래서 <Familiar to Millions>의 사운드가 최대한 현장음을 살리는 스타일을 선택한 것은 당연한 선택이다. 이 때문에 건반이 다른 사운드에 비해 약간 묻히고, 보컬이 다른 사운드에 비해 앞으로 튀어나오지 못해 정확하게 들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대신 각각의 악기가 만들어내는 전체적인 공간감, 즉 스타디움 안에서 울림을 가지고 멀리 퍼져나가는 대규모 공연 특유의 느낌은 그대로 재현된다. 특히 밴드의 사운드 사이에서 공연 내내 마치 배경음처럼 깔리는 관객들의 함성은 다른 공연 타이틀에서는 쉽게 느낄 수 없는 공연 특유의 현장감을 생생하게 느끼도록 만든다. 그저 DVD 감상을 위해 명료한 소리를 전달하려 하기보다는 실제로 대형 스타디움 공연장에 갔을 때의 느낌, 즉 밴드의 사운드가 스타디움 구석구석에 퍼진 가운데 그 속에서 팬들이 함께 열광하며 만들어내는 바로 그 사운드를 그대로 재현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잡티 하나 없이 깔끔하게 뽑혀 나온 영상에 노래에 어울리는 감각적인 편집으로 곡의 흐름은 물론 공연장의 분위기까지 완벽하게 전달하는 영상 역시 매우 뛰어난 수준이다. 그러나 <Familiar to Millions>가 록 밴드 공연의 레퍼런스급 타이틀이 될 수 있는 것은 공연 본편보다는 오히려 공연 바깥의 스페셜 피처들에 있다. 사운드 메이킹부터 본 공연까지 공연의 모든 과정(팬들의 모습과 오아시스의 인터뷰, 그리고 공연 준비 과정 등)을 입체적으로 편집해 공연뿐만 아니라 오아시스라는 그룹의 모습을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는 공연 못지않은 감동을 준다. 부분적으로 지원되는 멀티 앵글 역시 공연의 현장감을 느끼는 데 부족함이 없다.

밴드의 지명도와 음악성, 공연의 완성도, 타이틀 기획과 AV적인 부분까지 어느 하나 빠질 것 없는 레퍼런스급 타이틀. 1990년대 한 때 미국의 그런지와 영국의 브릿팝이 한국에서도 유행하던 시절, 그 시절의 음악들을 따라 부르며 영국 웸블리 공연 관람을 꿈꾸던 사람이라면 그 꿈을 간접적으로나마 이루게 해줄 타이틀이다.

글 / 강명석(DVD 칼럼니스트)


케이벤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