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주 특별한 손님 - 삶을 뒤흔든 특별한 하루

<여자, 정혜>, <러브토크>에 이은 이윤기 감독의 세 번째 영화 <아주 특별한 손님>은 KBS SKY의 창사 5주년 기념 HD영화다. KBS SKY 채널용 영화가 극장에 걸릴 수 있었던 데에는 물론 감독의 전작들이 좋은 평을 받았던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보다 제한된 예산으로 인해 20일 동안 총 10회차, 추가 촬영 1회차의 촬영 횟수만으로도 정제된 미장센을 만들어낸 감독의 연출력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는 대사가 많지도 않고 감정의 소모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면들이 하나하나 쌓이면서 점차 집중하게 하고 여주인공의 감정이 그대로 전해지는 느낌을 준다. 이 영화의 특별한 점은 이것이다. 주인공과 동일시해서 감정이입을 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을 바라보다 보면 그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 말이다.

 Quality Check

 Picture ★★★☆  Sound ★★★

Title Sp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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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í•œíš¨ì£¼, 김중기, 김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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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세 이용가

 ëŸ¬ë‹ 타임

 9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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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B엔터테인먼트

 ë¹„디오 포맷

 ì• ë„ˆëª¨í”½ 와이드스크린 1.85:1

 ì˜¤ë””오 타입

 ëŒë¹„ 디지털 5.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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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í•œêµ­ì–´,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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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번

일본작가 다이라 아즈코의 단편집 <멋진 하루>에 수록된 <애드리브 나이트>(<아주 특별한 손님>의 영문 제목도 <Ad-Lip Night>다)를 원작으로 한 <아주 특별한 손님>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여자(한효주)와 그 여자를 바라보는 두 남자들로부터 시작된다. 남자들은 그녀를 명은이라는 인물로 생각했지만 다른 사람이었고 곧바로 남자 중 한 명(김영민)은 여자에게 어려운 부탁을 한다. 그 부탁은 간암으로 금방이라도 세상을 떠날 것 같은 아저씨의 딸이 되어 달라는 것이다. 일상적인 상황에서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탁이지만 여자는 결국 남자들과 함께 차에 오른다. 그리고 빌딩 숲을 등지고 떠나 농촌 마을로 들어간다.

<아주 특별한 손님>은 손님으로 가서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어 돌아오는 이야기다. 여기에서 삶의 주인이란 것은 그럴 듯하지만 공허한 표현이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나면 이 단어가 손에 잡히는 듯하다. 이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카메라의 시선이다. 주인공의 감정의 고조가 거의 없는 영화에 관객을 몰입시키는 힘은 카메라, 즉 감독의 시선에 있다. 영화 초반부 유리창 안에서 인물들을 바라보는 장면과 차창 밖에서 인물들을 응시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장면들은 카메라와 인물들 사이에 유리가 있어 ‘직접’ 그들과 닿을 수는 없지만 유리를 통해 볼 수 있고 인물들의 말소리도 들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유리를 사이에 두고 이들의 행적을 바라보게만 하는 것이다. 보경이 그들이 부탁하는 명은의 역할을 대신해 줄 것인가 아닌가를 결정하는 건 관객의 몫이 아니지만, 그녀의 선택을 따라와주기를 바라는 카메라를 조용히 따라가면 돌아오는 여정이 허전하지만은 않다. 보경이 그랬듯이 말이다.

영화는 시작부터 핸드헬드로 진행된다. 흔들리는 듯 마는 듯 동요하는 카메라는 이 여자가 명은이 맞는지 아닌지, 또 이 남자들의 말을 믿고 따라가도 되는지, 그리고 남자들을 따라간 자신을 조용히 자책하는 보경의 마음을 대변한다. 그리고 흔들리는 화면의 한 가운데 보경이 위치하면서 본격적인 스토리가 진행된다. 계속해서 흔들리던 카메라는 보경이 명은이 되어 할 일을 마치고 나서야 잠시 흔들림을 멈춘다. 이 때부터 보경의 불안함은 가시고 이제 영화는 다른 고비에 접어든다. 카메라가 좌우로 천천히 패닝하면서 명은 아버지의 집 마당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동네 사람들을 담고 있다. 이 장면은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고 산 사람들은 계속 살아나가는 거라고 말하는 듯하다. 먹고 마시고 싸우고 화해하고 그러면서 죽은 사람을 추억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먹고 마시는 동안 보경은 지쳐 명은의 방에 혼자 남아 있다. 이 장면에서 카메라는 보경의 발을 집요하게 클로즈업한다. 그리고 보경이 벗은 양말을 응시한다. 이 장면은 보경이 명은의 양말을 신고 밖으로 나가는 장면으로 이어지면서 모르는 이의 옷을 입는 것과는 또 다른 상징을 입는다. 스스로 여행을 떠난 발, 스스로 남의 양말을 신은 발, 그리고 스스로 탐색을 떠나는 발. 이렇게 흔하다면 흔한 발이라는 상징을 빌어 보경의 마음을 대변한다. 방에서 나간 보경은 명은의 첫사랑이라던 남자를 만나고 그 남자의 얘기를 들어준다. 얘기를 듣는 도중 명은의 아버지가 죽고 보경의 할 일은 끝나게 된다. 하지만 보경은 죽은 명은의 아버지에게 다가가 무언가 말을 한다. 보경이 무슨 말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오는 동안 연습했던 “죄송해요, 아버지”란 말을 했음을 추측할 수 있다. 그럼으로 인해 보경은 명은으로서의 역할을 마무리하게 된다.

명은의 아버지가 죽고 난 후 보경은 다시 서울로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하루 동안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인생에서의 큰 흔들림을 대신해서 겪은 보경은 돌아오는 차안에서 울음을 터뜨린다. 자신을 데려다 주는 명은의 첫사랑에게 속내를 털어 놓은 보경은 차에서 내려 엄마에게 안부 전화를 하고 영화는 끝을 맺는다.

보경이 명은 아버지의 집으로 이끌려가는 초반부, 명은 아버지 주변 인물들의 밑바닥의 욕망이 드러나는 중반부, 명은 아버지의 죽음 후 자신이 왔던 곳으로 돌아오는 후반부로 구성된 <아주 특별한 손님>은 내용상으로는 아주 간단하다. 그리고 대사도 많은 편이 아니어서 어떻게 보면 지루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런 빈 공간을 채우는 것은 다양한 카메라의 앵글과 이미지 샷들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마치 스틸 이미지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가장 큰 특징은 조명의 사용이라 말 할 수 있다. 흔히 인물촬영에서 많이 사용되는 램브란트 라이팅 기법처럼 45도 위쪽에서 조명이 비치는 장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보경이 명은의 방에서 앉아 있는 장면이나 명은의 첫사랑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 등에서와 같이 램브란트 라이팅이 조명의 주를 이루고 있는데, 여기에 하이앵글과 결코 과잉이지 않은 이미지 샷을 적절히 사용함으로써 영화의 빈 공간을 채우고 있는 것이다.

HD 영화인 만큼 화질은 수준급이다. 특히 배우들의 피부 디테일이 선명하게 드러나는데 배우들의 클로즈업 샷에서는 그것이 특히 두드러진다. 하지만 암부에서의 디테일은 조금 떨어지는 편이다. 필름의 감도가 보통 ISO 800으로 높은 반면 HD의 감도가 일반적으로 ISO 320으로 낮기 때문에 조명이 필름에 비해 2배 정도가 더 필요한 편인데 밤이 배경인 중반부에서는 아무래도 암부의 디테일이 떨어지는 편이다. 특히 차안에서 보경이 기대어 있는 장면에서는 더욱 심한 편이다.

돌비 디지털 5.1채널의 음향은 무난하다. <아주 특별한 손님>은 사운드의 비중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오디오 자체의 퀄리티는 중간 이상이다. 사운드는 크게 피아노 소품의 메인 테마와 일상 생활에서의 앰비언스들이 적절하게 표현되는데, 특히 달리는 자동차 소리라던가 시골의 밤에 들려오는 소리들에서는 충분한 이동감과 공간감을 확인할 수 있다.

촬영횟수가 10회 정도여서 그런지 장면 선택의 챕터도 12개 밖에 되지 않는다. 스페셜 피처는 제작과정,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 포스터 촬영 현장, 예고편 메이킹, 예고편 등을 담고 있는데,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는 김지수와 유지태 등이 출연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예고편 메이킹인데 보통 영화의 일부분을 편집해 제작하는 예고편과 달리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별도로 제작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은 또 다른 재미라고 할 수 있겠다.

글 / 윤대봉(DVD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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