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국내 DTV 시장은 풀 HD로 빠르게 진화 중

현장 리포트 그 네 번째, 이번에는 국내 DTV 시장의 동향을 살펴보기 위해 서울 구의동에 위치한 테크노마트를 찾았다. 테크노마트는 용산 전자랜드, 서초동 국제전자센터와 함께 국내 PC 및 디지털 가전 시장을 대표하고 있으며, 특히 가장 많은 DTV 매장들이 집결해 있는 곳이다.

TV를 구입하고자 할 때, 매장에 방문해 직접 영상을 확인해보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절차다. 물론 비중을 따진다면 잡지나 웹진의 리뷰,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용기 등을 꼼꼼히 체크하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 거기엔 홍보자료를 통해서는 알기 힘든 제품에 대한 유용한 정보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러한 사전 정보 없이 무턱대고 매장을 찾을 경우 혼란만 가중되거나, 심지어 구입 후 낭패를 볼 가능성도 적지 않다. 따라서 관심 제품에 대한 정보를 숙지하고 매장에서 실제 영상을 눈으로 확인한 뒤 구매를 결정한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지하 1층에서 지상 8층으로 이어진 테크노마트의 쇼핑 공간 중에서 DTV 매장은 2∼3층에 집결해 있다. 이날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었던 점은 DTV 매장들의 판매 제품군이 LG와 삼성으로 완전히 양분돼 있다는 것. 즉, 해외 브랜드나 국내 중소기업의 제품들은 현재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먼저 1∼2년 전까지만 해도 소니, 샤프, 파나소닉 등의 해외 브랜드들은 분명 수요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국내 PDP와 LCD TV의 가격 하락세가 갈수록 더욱 거세지며 이들 제품의 경쟁력은 사실상 한계를 드러냈다. 더욱이 이들의 '브랜드' 자체가 더 이상 예전과 같은 메리트를 갖지 못함에 따라 해외 업체들은 쓸쓸히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중소기업들의 경우 아직까지 이렇다할 유통라인을 갖추지 못한 게 원인이다. 지난해 여름 풀 HD 시장 개막 이후 상당수의 중소기업들이 새롭게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이들 업체 가운데 대다수는 여전히 충분한 자본력을 갖추지 못한 채 소량의 주문 제작 시스템에 머물고 있다. 테크노마트를 비롯한 전국의 대형매장에 샘플 기기를 전시하고 지속적으로 제고 제품을 유지하기엔 여력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이들 업체들이 온라인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 풀 HD LCD TV들은 국내 DTV 시장의 중심으로 거침없이 돌진하고 있다.

LG, "하반기를 즈음해 판매 모델 가운데 대다수가 풀 HD 제품이 될 것"

먼저 3층의 LG 대리점 'LG 디지털프라자'를 방문했다. LG 디지털프라자 남호현 과장에 따르면, 현재 LCD TV와 PDP의 판매 비율은 7:3 정도. 물론 LCD TV와 PDP의 가격 차이가 현격히 줄어든 탓이다. 또 여기에는 '풀 HD'라는 호재가 플러스알파로 작용하기도 했다. 남호현 과장은 "아직까지는 LCD TV 가운데 8대2 정도로 일반 HD 모델의 판매량이 많기는 하지만 요즘 풀 HD의 상승세가 만만치 않다"면서 "올해 하반기쯤에는 판매 모델 가운데 대다수가 풀 HD 제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본사의 적극적인 홍보로 인해 풀 HD에 대한 관심은 무척이나 높다"며 "저렴한 가격에 DTV를 구입하고자 하는 젊은층이나 신혼 부부들은 일반 HD 모델을 선호하지만,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30대 후반 이상의 중장년층은 풀 HD 모델을 구입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고 덧붙였다.

▲ 풀 HD 제품 가운데 가장 수요가 많은 LG의 42인치 제품.

현재 LG가 시장에 선보인 풀 HD LCD TV 사이즈는 37인치, 42인치, 47인치, 55인치이지만, 가장 수요가 집중된 제품은 역시 42인치와 47인치다. 또 LG DTV의 강력한 차별점으로 자리매김한 '타임머신'의 인지도와 선호도도 높아 30만원 정도 가격이 비쌈에도 타임머신이 탑재된 제품이 50% 이상 많이 팔린다고 한다. 이날 남호현 과장은 쏠쏠한 최신 정보들을 귀띰해주기도 했는데, "타임머신 모델의 가장 높은 하드디스크 용량은 250GB이지만 3월 이후부터 생산되는 제품들은 내장 HDD 용량이 160GB로 통일된다"면서 "외장 HDD 접속 기능이 새롭게 채용되기 때문에 방송 녹화 기능은 오히려 크게 강화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미 미국에서 판매에 들어간 듀얼 포맷 플레이어 BH100이 빠르면 오는 4월경 국내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란다.

▲ 한때는 매장의 대표 기기였던 60인치 PDP. 이제는 그 자리를 풀 HD LCD TV들에 물려준 상태다.

풀 HD에 열을 올리고 있기는 삼성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직영점 H 매장에 들어서니 역시 중요한 지점에는 풀 HD 제품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PDP와 LCD TV, 일반 HD 모델과 풀 HD 모델의 판매 비율은 각각 3:7과 2:8로 LG와 비슷했다. 하지만 점장 K 씨는 "TV CF 등을 통해 풀 HD 시리즈 모젤에 대한 홍보가 많이 됐기 때문인지 이에 대한 관심이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추세로 볼 때 풀 HD가 일반 HD를 앞서는 것은 시간 문제이며, 앞으로 가격적인 부분과 함께 1,080p 소스가 얼마나 빠르게, 많이 보급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 삼성 역시 풀 HD '모젤'의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 풀 HD LCD TV와 블루레이 플레이어 공동 마케팅으로 승부

삼성 매장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풀 HD LCD TV와 블루레이 플레이어 BD-P1000의 공동 마케팅이다. 이곳에는 46인치 제품과 BD-P1000이 매칭돼 있었는데, 블루레이 플레이어에 대한 관심은 상당하지만 아직까지는 판매가 기대치를 넘어설 정도는 아니라고. 블루레이의 성패가 하드웨어의 가격과 소프트웨어의 라이브러리에 의해 좌우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 블루레이 시장의 개척자 삼성은 풀 HDTV와 BD-P1000의 공동 마케팅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블루레이 타이틀 컬렉터들 생겨나

한편 테크노마트 8층에는 여러 DVD 매장을 만날 수 있다.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구색으로 오래 전부터 수많은 단골들을 보유하고 있는 비디오나라의 진열장 한 켠에서 몇 장의 블루레이 타이틀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 판매중인 블루레이 타이틀은 모두 소니픽쳐스가 국내에 정식으로 발매한 것들. 윤충근 대표는 "하드웨어 보급이 미미해 아직까진 수요가 신작 DVD를 넘어설 정도는 아니지만 블루레이 타이틀을 찾는 고객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PS3가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되면 판매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의 바람은 직배사들이 하루 빨리 블루레이 디스크를 출시해주는 것. 하지만 이것이 현실화되기에는 좀 더 시간이 걸릴 듯해 미국판 블루레이 타이틀을 직접 판매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라고 한다. 그는 "대작 DVD가 출시되는 금요일 저녁이면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3∼4년 전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며 "국내에 블루레이 시장이 정착되면 그 당시에 버금가는 호경기가 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 국내에서 정식으로 접할 수 있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아직 극소수. 하지만 마니아들의 반응은 벌써부터 뜨겁다.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풀 HD 시장의 전망은 충분히 밝았다. 남은 과제는 명확하다. 풀 HD 디스플레이 기기들의 가격이 좀 더 저렴해지고, 블루레이 디스크 등 이를 제대로 구현해줄 소프트웨어가 다양해진다면 국내 DTV 시장은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게 될 것이다. 풀 HDTV의 가격 현실화는 이미 본 궤도에 오른 바,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한 직배사들과 국내 DVD 업체들의 적극적인 노력을 기대한다.

※ 매장 측의 요청에 의해 상기 제품들의 가격을 언급하지 못하는 점, 삼성전자의 경우 내부 방침에 따라 매장명과 점장 이름을 밝힐 수 없어 이니셜로 표기한 점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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