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레이디 인 더 워터 - 비일상과의 기묘한 조우

<식스 센스>만큼 관객들에게 반전과 스포일러에 대한 강박관념을 심어준 영화도 없을 것이다. 천재적인 연출력과 영상 감각을 지닌 M. 나이트 샤말란이라는 젊은 감독의 출세작인 이 공포영화는 이후 그가 만든 모든 작품을 접한 관객들에게 반전을 기대하게 했고, 영화를 보기 전에 줄거리에 대해 아무 것도 알아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갖게 했다. 그러나 다음 작품인 <언브레이커블>부터 근작 <빌리지>까지 샤말란은 관객들의 그러한 기대와 인식을 서서히 배반해갔다. 그 때문인지, 작품 목록이 하나씩 쌓여갈수록 그에 대한 관객의 지지도 역시 눈에 띄게 떨어져 갔고, 마침내 악평으로까지 이어지게 된다(한국에서의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빌리지>다). 그리고 2006년, 샤말란은 지금의 그를 있게 한 공포영화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기묘한 신작을 들고 찾아온다.

 Quality Check

 Picture ★★★  Sound ★★★☆

Title Sp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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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 나이트 샤말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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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í´ 지아매티, 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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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ëŸ¬ë‹ 타임

 1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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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ë¹„디오 포맷

 ì• ë„ˆëª¨í”½ 와이드스크린 1.85:1

 ì˜¤ë””오 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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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ì˜ì–´, 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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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í•œêµ­ì–´, 영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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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번

<레이디 인 더 워터>는 샤말란이 자녀들에게 들려주던 동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한 외로운 사내가 수영장 속에 나타난 묘령의 여성(실은 그는 물의 요정이다)을 발견하면서 일생일대의 경험을 하게 된다는 이 이야기는 평범한 일상이 어느 날 갑자기 비일상과 조우한다는 상황을 즐겨 다루는 샤말란 특유의 세계관을 반영하고 있다. <식스 센스>를 비롯하여 대중적인 주목을 받았던 그의 영화들은 장르 영화의 컨벤션을 재해석하고, 캐릭터와 상황을 최대한 리얼하게 묘사하여 설득력을 부여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미장센과 편집을 통해 흥미로운 화면과 리듬을 만드는 샤말란의 독특한 연출 방식도 그의 영화가 다른 장르 영화들과 명확히 구별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적어도 '샤말란다움'만큼은 여전히 맛볼 수 있는 이번 신작이 공포영화가 아니거나 반전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비판받거나 외면당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하지만 <레이디 인 더 워터>에서 샤말란은 자의식 과잉이라는 함정에 빠진 듯도 보인다. 그 전까지는 단역 정도로 자신의 영화에 얼굴을 비췄던 그가 이번에는 '앞으로 세상을 뒤바꿀 위대한 책'을 쓰고 있는 작가 역할을 맡아 꽤 비중 있는 조연으로 등장하고 있다. 또한 예전과는 달리 관객이 이야기와 캐릭터에 감정이입할 틈을 주지 않은 채 다급하고 무리하게 영화를 진행하기도 했다. 차분하게 설정을 쌓아가면서 관객을 몰입시키던 전작들에 비해 <레이디 인 더 워터>는 중간 단계를 건너뛰고 곧바로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간다는 느낌이다.

무엇보다도 한국 관객들에게는 영화 속 동화의 출처와 스테레오타입인 동시에 도무지 알 수 없는 캐릭터로 설정된 영순의 어머니와 관련된 묘사(대체 주인공이 그에게 왜 어린아이 같은 행동을 보여줘야만 하는가?)가 뜬금 없고 불쾌했을 것이다. 자의식 과잉 혐의의 결정판은, 아파트의 새 입주자인 영화평론가의 등장이다. 그를 꽉 막히고 지적 허영심으로 가득한 왕따로 그린 것은 물론, 결국 비참한 죽음을 맞게까지 하니 이 영화를 본 평론가들의 심기가 어땠을지는 명약관화다. 실제로 <레이디 인 더 워터>는 대다수의 평론가들로부터 악평 일색의 반응을 얻었으며, 악명 높은 골든 래즈베리상에서도 최악의 감독 및 조연상의 2개 부문을 수상하는 수모를 겪었다.

<레이디 인 더 워터>는 워너 브라더스를 통해 발매된 샤말란의 첫 타이틀이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흥행 성과를 거둔 탓인지 타이틀의 구성이 옛 브에나비스타 시절의 '비스타 시리즈'보다 대폭 간소화되었다. 디스크 1장 분량에 코멘터리는 여전히 들어 있지 않으며, 팬들을 즐겁게 했던 단편영화도 찾아볼 수 없다. 1.85:1 애너모픽 영상 역시 최근 작품임을 생각하면 다소 미흡한 수준이다. 색감은 양호하지만 전체적인 해상력은 레퍼런스급에 미치지 못한다. 접사 상태에서 피사체의 디테일도 떨어지며, 일부 어두운 장면에서는 블록 노이즈도 간간이 보인다.

반면 돌비 디지털 EX 사운드는 충분히 제 역할을 한다. 특히 괴물 '스크런트'가 화면에 모습을 드러낼 때는 웬만한 공포영화 뺨치는 긴박감을 조성한다. 클리블랜드의 잠수 시퀀스와 클라이맥스의 폭우 장면 등 풍부한 음장감을 느낄 수 있는 순간도 적지 않다. 대부분의 장면이 대사 위주지만, 음향 설계는 매우 세밀하게 되어 있으며 제임스 뉴튼 하워드의 환상적인 스코어도 듣는 즐거움을 더한다.

서플먼트는 메이킹 다큐멘터리와 감독이 동화책 버전 '레이디 인 더 워터'를 직접 읽으며 작품 구상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는 피처렛, 삭제 장면 등이 들어 있으며 코믹한 오디션 장면과 개그 릴이 양념 역할을 한다. 메이킹 다큐멘터리는 제작 단계의 다양한 분야를 다루지만 분량은 물론이고 내용의 깊이와 정보량 면에서도 감상자의 궁금증을 채우기엔 역부족이다. 결과적으로 흥행 부진이 DVD의 구성을 퇴보시키는 부작용을 야기한 셈이다.

글 / 김송호(DVD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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