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해피 피트 - 탭 댄스로 세상을 바꾼 펭귄

<해피 피트>는 남극에 사는 펭귄들의 세계를 노래와 춤을 조화시켜 보여주는 뮤지컬 애니메이션이다. 이런 장르는 오래 전 월트 디즈니 작 <판타지아> 등에서 먼저 시도되었고 월트 디즈니 클래식 시리즈가 대부분 뮤지컬 형식으로 제작되어 왔기에 그다지 새로운 시도라 할 수 없지만, 라틴 혹은 디스코 뮤직을 사용하는 한편 거기에 탭 댄스를 곁들이면서 독창성을 지니게 되었다.

 Quality Check

 Picture ★★★★  Sound ★★★☆

Title Sp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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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ëª©ì†Œë¦¬ 출연

 íœ´ 잭맨, 니콜 키드먼, 엘리야 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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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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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번

극의 무대는 황제펭귄이 모여 사는 남극지방. 그 곳의 펭귄들은 모두들 자신만의 노래를 가지고 살아간다. 사랑하는 펭귄과 짝짓기를 하려면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해야 하며 <해피 피트>의 세계에서는 노래를 잘하는 펭귄이 최고대접을 받는다. 펭귄 나라 최고의 미녀이자 최고의 가수인 노마 진은 역시 노래를 잘 하는 멤피스와 결혼해 알을 낳게 되었다. 그 알에서 태어난 펭귄이 바로 <해피 피트>의 주인공 멈블. 엘리트 부모 밑에서 태어났지만 멈블은 노래를 제대로 부르지 못하는 절대음치였으며 오두방정 떨 듯 다리를 떠는 독특한 펭귄이다. 결국 부모도 어쩌지 못하는 천성적인 음치 멈블은 남들이 아름다운 합창을 하는 순간에도 항상 입을 다물고 있어야 했다. 불행하게도 그런 멈블이 흠모하는 펭귄은 가장 예쁘고 노래 또한 훌륭한 글로리아. 그러나 다른 펭귄들처럼 노래를 부를 수 없기에 따돌림을 당하게 되고 펭귄 마을을 떠나게 된다.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빛나는 개성(탭 댄스)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아주지 못하는 펭귄들 때문에 떠나야 했던 멈블은 마을의 물고기 기근의 비밀을 풀기 위해 모험을 떠나고 결국 펭귄 마을의 구원자가 되어 금의환향하게 된다. 그 덕분에 멈블의 탭 댄스는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되기에 이른다. 펭귄 멈블이 선천적으로 타고난, 어찌 보면 저주에 가까운 댄스 능력을 재능으로 탈바꿈시키는 장면이나 홀로 외계인(인간)을 찾아 나서는 모험을 떠나고 범고래로부터 동료를 구하는 모습 등 지극히 디즈니적인 교훈으로 끝을 맺지만, 펭귄의 시각에서 바라본 인간의 모습을 통해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음을, 아델리 펭귄과 황제 펭귄 간의 차이점을 극복하는 장면을 통해 인종 차별에 대해 조금이나마 생각해볼 수 있도록 했다.

풀 3D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덕에 캐릭터들의 입체감과 실재감이 무척 두드러진다. 사물의 의인화 및 인물의 과장을 통해 애니메이션임을 한시도 잊지 않게 만드는 픽사 스튜디오의 작품과 달리 <해피피트>는 극사실적인 캐릭터 디자인으로 흡사 BBC나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보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진짜 같은 바다코끼리, 바다표범, 범고래, 황제펭귄은 물론 가장 표현하기 힘들다는 인물의 모습조차 풍부한 표정으로 생동감 있게 그려 <폴라 익스프레스>나 <파이널 환타지> 등 보다 훨씬 자연스러운 인상이다. 그래서인지 인간 캐릭터에 대한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특히 멈블의 탭 댄스를 주목한 여자 아이의 표정과 아이 엄마 옷차림의 질감이 특히 인상적이다. 펭귄들이 수중 쇼를 하는 시퀀스와 멈블이 5인조 아델리 펭귄들과 함께 빙판을 가로지르는 장면, 멈블이 바다표범을 피해 달아나는 장면 등은 빠른 속도감이 느껴져 홈시어터로 감상하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챕터들이다. 대규모 펭귄이 운집한 장면은 제작진의 고초가 느껴질 만큼 정보량이 많지만 제각기 움직이는 펭귄들의 움직임이 자연스러워 놀랍다.

뮤지컬 형식으로 제작된 만큼 실로 다양한 음악이 사용되었는데, 록, 펑크, 오페라, 랩, 팝, 가스펠 등 다양한 장르의 귀에 친숙한 곡들이 러닝 타임 내내 귓가에 울려 퍼진다. 그룹 퀸의 ‘Somebody to Love’, 프랭크 시나트라의 ‘My Way’, 프린스의 ‘Kiss’, 비치 보이스의 ‘Do It Again’ 등이 대표적인 음악이다. 성우들 역시 이러한 히트곡들을 무리 없이 소화해낼 수 있는 가창력 있는 배우들이 맡았다. <해피 피트>와 유사한 포스트모던 뮤지컬 영화 <물랑 루즈>에서 열연한 니콜 키드먼과 <엑스맨>의 인기 스타 휴 잭맨이 멈블의 부모 노마 진과 멤피스의 목소리를, <8마일>의 브리트니 머피가 멈블이 사랑하는 펭귄 글로리아를, 그리고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주인공이었던 엘리야 우드가 주인공 멈블을 맡아 열연했다. 최근 애니메이션 성우로도 빈번하게 출연하고 있는 로빈 윌리엄스는 레이몬, 러브레이스, 클리터스 세 명의 목소리를 맡았다.

감독은 호주 출신의 조지 밀러로 대표작은 세기말 분위기의 <매드맥스> 시리즈지만, 이전 실제 동물들이 연기해 화제가 됐던 <꼬마돼지 베이브>를 연출해 히트시켰던 경력이 있는 만큼 <해피 피트>에서도 실제 동물과 가까운 펭귄을 통해 동물 주연 작품에 재능이 있음을 입증했다. 극 중 황제펭귄은 수컷이 알을 품고 암컷이 사냥을 나가며 절대로 알을 떨어뜨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설정이 실제 황제펭귄의 생활과 같아 리얼리티를 증가시킨다. 불행히도 멤피스가 알을 한 번 떨어뜨려 멈블의 기행을 자신의 탓으로 자책하는 모습이 재밌다. 실제 조지 밀러 감독은 10년 전 BBC의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방영한 <냉장고 안에서의 인생>이라는 펭귄 다큐멘터리를 시청하고 추위를 이기기 위해 서로 꼭 붙어 있을 짝을 찾는 노래를 부르는 펭귄들을 보며 작품을 기획했다고 한다.

거부감 없는 사실적인 캐릭터 디자인과 펭귄의 습성을 연구한 꾸밈없는 설정, 그리고 그 안에서 ‘용기와 자신감을 가지고 스스로 인생을 개척해나가는 주인공’의 모습과 경쾌한 음악 등 이전에 시도되지 않았던 다양한 소재와 기법들이 한 데 어우러진 <해피 피트>는 작년 말, <007 카지노 로얄>, <네티비티 스토리: 위대한 탄생>과 같은 유명 실사 영화를 밀어내고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하는 기염을 토해내더니 올해 2월 25일에 열린 제7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픽사의 <카>, 소니픽쳐스의 <몬스터 하우스>를 밀어내고 장편 애니메이션 부분을 수상하기도 했다. 전체 이용가로 아이들과 함께 보기 좋은 작품이지만 예고편의 귀여운 아기 멈블이 등장하는 장면은 정말 ‘잠깐’이며 어른이 된 멈블의 모습이 생각만큼 귀엽지 않은 점은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에서 드림웍스와 픽사, 월트 디즈니 작품들에 밀려 매번 울분을 감춰야 했던 워너브라더스로서는 이례적인 성공을 거둔 셈. 그래서인지 워너브라더스에서 발매한 애니메이션 DVD로는 처음으로 2디스크 사양으로 발매되었다. 1번 디스크에는 영화 본편과 <앤트 불리> 예고편만이 수록되어 있고 서플먼트는 2디스크에 모두 담겨 있다.

첫 번째 서플먼트인 ‘멈블이 푸른고래를 만나다’는 남극 펭귄에 대한 영화를 만들 거라는 조지 밀러의 말에 적극 동참한 환경운동가 스티브 어윈을 애도하는 장면으로 제작되었다. 본래 스티브 어윈은 알바트로스 배역으로 출연할 예정이었으나 도중 바다코끼리로 배역이 바뀌었다. 그러나 감독이 DVD에 삽입하기 위해 알바트로스 목소리 녹음을 마친 장면을 완성해 DVD로 삽입한 것. 스티브 어윈은 작년 9월 4일 사망했다. 요는 삭제 장면이라는 얘기.

두 번째 서플먼트인 ‘해피 피트 순간’은 서비스 영상인 듯한데, 펭귄이 어린 멈블을 축구공으로 트래핑하듯 발로 툭툭 차다 멀리 날려버리는 30초 분량의 영상이다. 안 봐도 무방하다. 세 번째 영상인 ‘펭귄처럼 춤추기: 비트에 맞춰 발구르기’는 극 중 멈블의 탭 댄스를 만드는 과정에 관한 짤막한 영상이다. 댄서 사비온 글로버의 현란한 발기술로 탭 댄스를 배울 수 있으니 탭 댄스의 달인이 되어보자. 게스트로 아기 멈블이 등장한다.

‘뮤직비디오’는 OST 세 곡에 관한 뮤직비디오로 지아가 부른 ‘Hit Me Up’과 브리트니 머피가 곡을 소개하고 부르는 ‘Somebody To Love’, 그리고 프린스가 등장하지 않는 ‘The Song of The Heart’ 세 곡을 감상할 수 있다. 한글 자막은 지원하지 않는다. ‘스페인어 배우기’는 극 중 다섯 마리의 아델리 펭귄을 연기한 스페인 연기자들로부터 간단한 스페인어 표현을 배워보는 코너. 아델리 펭귄만큼 유쾌한 연기자들의 모습이 재밌다.

‘펭귄들의 탭 댄스 교습’은 영화 속 탭 댄스 장면을 만드는 과정이 수록되어 있다. 사비온 글로버가 온 몸에 모션 캡처 센서를 부착하고 현란하게 탭 댄스를 추는 장면을 비롯해 영화를 위해 수십 명의 댄서들이 탭 댄스를 추는 장면이 모션 캡처되어 제각기 다른 탭댄스를 추는 펭귄 동작이 만들어진다.

‘해피피트 제작기’는 감독 및 주연 배우들과 함께 하는 제작과정 동영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녹음을 위해 연기하는 배우들의 모습이 정말 즐겁고 재밌어 보인다. 이밖에 워너브라더스의 단편 애니메이션 ‘난 노래부르기를 좋아해’와 극장용 예고편이 서플먼트로 삽입되어 있다.

DVD의 화질은 디지털 애니메이션답게 노이즈 없고 시원한 발색이 인상적이다. 푸른빛을 띠는 거대한 얼음과 하늘색이 조금만 더 사실적으로 표현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지만 펭귄과 바다표범, 바다코끼리 등의 피부 질감의 높은 사실성이 화질의 우수함을 설명해준다. 다만 선예도가 그리 높지 않은 점이 아쉽다.

348kbps로 녹음된 사운드는 공간감이 제법 느껴지지만 명확한 서라운드 분리감을 느끼기 어려우며 조금 더 깊이 내려가지 못하는 저음이 못내 아쉽다. 사운드 트랙은 영어, 광둥어, 한국어 세 가지가 수록돼 있으며 가장 자연스러운 것은 역시 영어. 우리말 더빙도 좋지만 멈블의 목소리가 상상되는 이미지와 달라 겉도는 느낌이다. ‘걱정을 하들들 말어’, ‘어디서 튕김질이야’ 같은 유행어를 삽입해 웃음을 자아낸다. 우리말 더빙은 아델리 펭귄들의 속사포 같은 말투도 적절히 표현했다. 광둥어는 특유의 말투가 재밌으니 한 번쯤 광둥어로 감상해보자. 한국어와 광둥어 더빙으로 감상해도 노래는 원어로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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