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무도리 - ‘마파도’의 할아버지 버전? 노!

<마파도>가 예상치 못한 흥행을 가져온 후 불과 1년 뒤, 노인들만 사는 외딴 마을에서 벌어지는 한판 소동이라는 비슷한 설정으로 <무도리>가 만들어졌다. 개봉 직전의 홍보 단계에서는 물론 개봉 직후까지, <무도리>는 <마파도>와 여러모로 비교되면서 흥행의 후광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마저 들어야 했다. 엽기적이고 코믹한 요소, 한정된 공간에서 일어나는 사건, 여기에 서영희라는 배우의 중복 출연은 사실상 ‘<마파도>의 할아버지 버전’을 자처한 것으로 의심을 살 만하다. 때문에 <무도리>에 따라 붙는 수식은 이 영화에 대한 크고 작은 오해들을 동반한다.

 Quality Check

 Picture ★★★  Sound ★★★

Title Sp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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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ë°•ì¸í™˜, 최주봉, 서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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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세 이용가

 ëŸ¬ë‹ 타임

 1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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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

 ë¹„디오 포맷

 ì• ë„ˆëª¨í”½ 와이드스크린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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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í•œêµ­ì–´,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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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번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어보면 <무도리>는 <마파도>와는 확실히 다른 영화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방송국 PD 출신의 이형선 감독은 드라마 PD 출신답게 소소한 디테일과 무난하지만 편안한 감정의 요소들을 살려냄과 동시에 저예산 상업영화의 미덕을 영화 곳곳에서 보여주고 있다. <마파도>가 좀 더 오락적인 요소들에 충실한 만큼 훨씬 유머러스하고, 캐릭터 또한 극단적이지만 개성이 강하며, 일련의 사건들이 결말을 향해 일관성 있게 흘러간다면, <무도리>는 작은 웃음과 감동, 따뜻한 메시지를 담은 소박한 선물 상자 같다.

또 HD로 촬영된 영상은, 다섯 할머니들의 <마파도>와는 확실히 차별된 그림을 보여준다. 탁 트인 바닷가와 끝도 없이 펼쳐진 대마밭이 있는 <마파도>는 나름대로 스케일 있는 지형도를 보여주지만, 나지막이 앉아 있는 마을 풍경과 눈이 소복이 쌓인 장독대, 세 노인의 소박한 집 등 마을 곳곳의 자그마한 곳들을 세심하게 훑어가는 <무도리>의 카메라는 아기자기하다. 여기에 하늘, 밤 장면 등에서 의도적으로 사용된 푸른 톤과 HD 카메라가 주는 특유의 차가운 느낌은 앞서 말한 영화의 정서적인 요소와 충돌하면서 묘한 분위기를 발산한다.

자살이라는 무거운 소재 역시 유쾌, 상쾌, 통쾌한 다섯 할머니들의 이야기와는 달리 이 영화가 점하는 위치를 가늠하게 해준다. 정부미를 지원받아 근근이 먹고 사는 무도리의 세 노인 방연, 봉기, 해구의 무료한 일상에 어느 날 큰 사건이 일어난다. 한 젊은이가 무도리의 도깨비골에서 자살을 하고, 우연히 발견한 유품을 전달한 대가로 3백만 원이라는 거금을 손에 쥐게 된 것이다. 감자내기 윷놀이로 심심함을 달래던 세 노인은 이제 무도리를 자살관광명소로 살리기 위해 백방의 노력을 기울인다. 한편 번번이 아이템 발굴에 실패해 해고될 위험에 처한 방송작가 양미경은 무도리에 잠입하지만, 자살 동호회 회원의 한 사람으로 오인 받아 자살해야 할 위기에 몰리고 만다.

세 노인과 양미경, 그리고 자살 동호회 회원간의 대결구도는 <무도리>의 표면적인 사건을 발생시키는 원인이며, 죽음에 대한 각자의 입장 차이에서 가벼운 유머들이 발생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ì½”미디 영화라고 하기엔 이런 웃음의 요소들이 사실상 적을 뿐 아니라 결말로 갈수록 죽음을 바라보는 태도, 죽음의 의미, 나아가 삶의 의미라는 꽤 진중한 가치들에 초점을 맞추어 나간다.

그리하여, 코미디를 기대했던 관객들이라면 <무도리>가 주는 감동에 오히려 거부감을 느낄 지도 모른다. 엽기 코미디의 포스터 컨셉트와 세 노인의 우스꽝스러운 좌충우돌로 채워진 예고편, 감초 연기의 대명사 최주봉과 박인환의 캐릭터 등등 홍보 단계에서부터 잘못 포장된 이미지들이 오히려 이 영화의 장점을 깎아 내리고 말았다. 여기에, <마파도>와 비교됨으로써 결국 <무도리>의 장르는 코미디로 확실히 굳어지게 되었다. 결국 흥행을 위해 짜 맞춰진 무리한 홍보 전략은 다른 재미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오히려 차단하고 말았다.

1.85:1 애너모픽 화면비를 제공하는 영상은 오프닝의 심각한 블록노이즈 때문에 초반에는 매우 실망할 수도 있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초반의 문제들이 많이 개선되고, 전체적으로는 중간 수준의 퀄리티를 보여주지만, 오프닝 내내 눈에 띄는 블록 노이즈는 그 심각함 때문에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전체적으로 붉은 기가 강한 탓에 인물들의 얼굴색이 다소 부자연스러워 보이고, 밤장면이나 실내 장면에서는 붉은 기가 훨씬 강하게 느껴진다. 선예도도 약간 떨어지는 편이고 발색도 답답하지만, 저예산 영화임을 감안한다면 무난한 수준이라고 하겠다.

세 할아버지의 쉴 새 없는 수다와 소리 지르느라 정신없는 방송 작가의 빽빽거림은 돌비 디지털 5.1채널을 통해 무리 없이 표현된다. 센터 스피커에 사운드가 집중되어 있는 느낌은 들지만, 간간이 등장하는 갑작스러운 효과음과 사운드 트랙 등은 영화의 규모에 맞는 적당한 퀄리티를 보여준다.

개봉 당시 영화의 만족스럽지 못한 흥행 결과 탓인지 DVD는 디스크 한 장으로 제작됐으며, 스페셜 피처는 제작 과정과 삭제 장면, 포스터 메이킹, 시사회 현장, 예고편, 뮤직비디오 등 기본적인 내용들만 담겨 있다. 코멘터리에 배우들은 참여하지 않았지만 이형선 감독과 안훈찬 프로듀서, 최순기 촬영감독, 유병문 조명감독이 촬영 현장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글 / 황균민(DVD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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