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동경심판 - 과도한 중국 중심의 내러티브

1945년 8월 15일, 일본 천왕의 무조건 항복을 끝으로 1937년부터 시작된 일본의 만행은 끝이 나고 전쟁을 주도한 일본의 수뇌부들은 재판에 기소된다. 필리핀, 인도네시아, 중국, 한국 등 점령 국가에서 동원한 군위안부 여성들에 대한 가혹 행위, ‘마루타’를 이용한 731부대의 끔찍한 생체 실험, 부녀자 강간 및 민간인 무차별 학살 등 상상하기조차 힘든 비인간적 행위에 대한 재판은 1946년 5월 3일부터 1948년 11월 12일까지 열렸으며, 재판이 종결될 때까지 4백 명이 넘는 검찰 측 증인과 8백여 건의 진술은 법정 공식 기록만 해도 5천여 페이지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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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cture ★★  Sou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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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심판>은 이렇게 기록적인 수치와 자료들, A급 전범 재판이라는 흥미로운 소재, 법정영화의 장르적 재미 등 오락영화로서의 장점을 두루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철저하게 중국의 입장에서만 선택되고 계획된 스토리 때문에 실화가 지닌 역사적 의의나 극적인 요소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다. 실제로 <동경심판>은 ‘중국인이라면 반드시 봐야할 영화’라는 평가와 함께 자국 내에서 큰 흥행 성적을 올렸는데, 이는 이 영화가 얼마만큼 중국인들의 입맛에 맞게 만들어졌는지를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한편으로 신사참배 및 역사 왜곡과 관련해 일본이 보여준 태도, 이로 인해 심화된 반일 감정 또한 국내에서 영화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낸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영화의 스토리는 간단하다. 일왕의 투항으로 1946년 1월 극동군사법정이 설립되고, 그 해 3월 영국, 미국, 프랑스, 소련,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인도, 필리핀, 중국 등 각 나라 판사들이 일본의 A급 전범에 대한 재판에 참여한다. 중국 측 재판관 메이루아오는 일본이 저지른 전쟁의 최대 피해국가의 국민이자 전범들에 대한 정당한 판결을 내려야 하는 재판관으로서 고군분투한다. 영화는 시종일관 메이루아오의 시선과 내레이션으로 진행되며, 2년 6개월에 걸친 지리한 재판 과정에서 다뤄졌던 사건들 중 주로 중국과 관련된 크고 작은 사건들만을 보여준다. 영화의 사이사이에 전쟁 직후의 참상을 담은 기록 필름의 풋티지들이 인서트되면서 영화가 다루는 소재의 신뢰도를 높여줌과 동시에 다큐멘터리적인 느낌들을 주기도 하지만, 소재의 취사선택과 과도한 중국 중심의 진행 방식은 여전히 불편하다.

<동경심판>은 법정영화이면서도 법정영화 특유의 긴장감 넘치는 공방전이 없다. 죄목들은 맥없이 들쳐지고, 무죄를 발뺌하던 증인들은 순식간에 궁지에 몰리며, 일본과 중국의 깊은 감정의 골을 나타내기 위해 마련된 인물간의 갈등도 작위적이다. 또한 일본에 대한 중국인의 성토대회를 보듯 감정적인 멘트로 마무리되는 증언과 역시 같은 패턴으로 반복되는 일본인들의 뻔뻔스러운 변론은 지루하고 단조로우며, 극적인 효과를 위해 쓰인 것이 분명한 효과음들은 마치 무협영화에서나 들을 법한 것들이라 실소를 자아낸다.

빈약한 스토리 라인과 심심한 극적 장치들 때문에 영화적 재미가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방대한 자료를 통한 고증작업을 꼼꼼하게 거쳤으며, 실제 인물과 흡사한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중국만큼이나 일본으로부터 큰 피해를 입은 한국이 ‘동경심판’에 참여하지 못한 것은 역사적으로 볼 때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기에, 영화를 보면서 다소나마 위안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영화에서조차 언급되지 않은 한국의 피해 상황들을 생각해보면 더욱 더 안타깝고 유감스럽다.

2006년에 제작된 영화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열악한 화질과 고르지 못한 음질은 감상 내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전체적으로 해상도가 낮고, 발색이나 샤프니스, 선예도 등이 수준 이하다. 특히나 모의 법정 장면에서 법정 내부를 카메라가 팬할 때, 영상이 끊기는 느낌까지 줄 정도로 퀄리티가 형편없다.

음질의 경우 효과음과 대사 간의 출력 차이가 큰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다. 효과음에 비해 대사 출력이 작아 대사를 듣기 위해 볼륨을 높였다가는 가슴이 철렁할 정도로 터지는 효과음에 깜짝 놀라게 되고, 그런 탓에 볼륨 컨트롤을 손에 쥔 채로 영화를 관람해야 할 정도다. 앰비언스 사운드라던가 대사에 비해 극적인 효과음에 비중을 많이 둔 덕에 장면 전환 때 끊임없이 등장하는 ‘펑펑’ 소리는 꽤 입체감이 있다.

부가 영상이 전혀 없다는 것도 이 타이틀을 좋게 평가하는 데 있어 난점으로 작용한다. 작품성은 떨어지지만 흥미로운 소재를 다루고 있는 영화이기에 관련 다큐멘터리나 감독의 코멘터리라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그래서 더 크다.

글 / 황균민(DVD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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