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버지의 깃발 &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LE

아마 이런 식으로 제작한 전쟁영화는 흔치 않을 것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스티븐 스필버그가 공동 제작하고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한 <아버지의 깃발>과 <이오지마의 편지>는 서로 총을 겨눴던 상대방의 입장을 각각 반영해 제작된 작품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아버지의 깃발>을 만들며 자료를 찾아보던 중 미국의 공격에 맞서 이오지마 섬을 수비했던 상대편 장군인 쿠라바야시 타다미츠 해군 중장에 대해 궁금증이 일었고, 이를 영화화한 것이 바로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다. 따라서 공자와 방자의 이야기를 동시에 제작한 특별한 사례가 됐다.

 Quality Check

 Picture ★★★☆  Sound ★★★★

 (아버지의 깃발)

 Picture ★★★  Sound ★★★★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Title Sp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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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í´ë¦°íŠ¸ 이스트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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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ë¼ì´ì–¸ 필립, 제시 브래포드 / 와타나베  ì¼„, 키노미야 카즈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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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세 이용가

 ëŸ¬ë‹ 타임

 97분 / 1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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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ë¹„디오 포맷

 ì• ë„ˆëª¨í”½ 와이드스크린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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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í•œêµ­ì–´, 영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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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번

<아버지의 깃발>은 1945년 2월 19일 미 해병대가 일본의 영토인 이오지마 섬에 상륙하면서 35일간 진행된 전투를 다루고 있다. 우리에게는 유황도로 알려진 이 섬은 도쿄와 괌 사이에 위치한 자그마한 섬으로, 수리바치산이라는 휴화산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비록 크기는 작지만 미군 폭격기인 B-29가 진주할 경우 도쿄까지 한 번에 공습이 가능한 거리여서 전략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섬이다. 이런 이유로 미군과 일본군은 쌍방 합쳐 2만 명이 넘는 사상자를 내며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 <아버지의 깃발>

특히 이 와중에 수리바치산에 6명의 해병대원들이 성조기를 세우는 장면을 촬영한 사진은 미국에 승전 희망을 불러일으킨 중요한 계기가 됐다. 그러나 AP통신 기자인 존 로젠탈이 촬영한 이 사진은 촬영을 위해 연출한 장면이었다. 사진 속 주인공 6명 가운데 3명은 이후 전사했고 나머지 3명만 살아남아 미국을 돌며 전쟁채권 판매에 앞장선 전쟁 영웅이 됐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살아남은 3명이 겪는 정신적 공황을 통해 전쟁의 허무를 이야기한다. 비록 전쟁 영웅들의 모습을 담았지만 이들의 고통스런 삶을 다뤘다는 점에서 사실상 이 작품은 반전영화의 성격이 짙다.

▲ <아버지의 깃발>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미군의 공격에 대비해 섬을 지켜야 하는 일본군의 쿠라바야시 타다미츠 장군과 징집병으로 끌려온 시미즈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일본군은 화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화산섬 곳곳에 동굴을 파고 끈질기게 저항을 한다. 이 과정에서 조국에 대한 충성이라는 대의명분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 등 인간적인 면모가 충돌을 빚는다. 결국 입장은 다르지만 실속 없는 대의명분 앞에 허무하게 스러져가는 인간 군상을 통해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전쟁의 무상함을 지적하고 있다.

▲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실제 역사를 토대로 영화를 만드는 만큼 철저한 자료 조사를 통해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양쪽 병사들의 복색부터 장비, 이오지마 섬의 풍경뿐 아니라 전쟁 장면까지 실제 기록사진과 흡사하게 재현됐다. 이와 더불어 컴퓨터 그래픽과 특수 효과를 동원, 전쟁 장면도 규모 있게 다뤘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처럼 시종일관 요란한 전쟁 장면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전쟁의 리얼함과 묘미를 잘 살린 수작이다. 아쉬운 점은 우리 민족도 강제 징용으로 이오지마 섬에 끌려가 많은 희생자를 냈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다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일본군 시각에서 다룬 영화라 하더라도 강제 징용에 대한 점이 완전히 빠져 있어서 씁쓸하다.

▲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2.35: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아버지의 깃발>은 거친 전장의 분위기를 잘 살린 강렬한 느낌의 화질이다. 일부 장면에서 색조가 약간 밝게 뜨지만 전체적으로 흑회색톤의 황량한 분위기가 잘 살아있다. 돌비 디지털 5.1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훌륭하다. 함포 사격이나 일본군의 총성을 들어보면 포탄과 총탄이 전후좌우에 쏟아지는 정경이 고스란히 그려진다. 그만큼 소리의 이동성과 방향감이 좋다.

▲ <아버지의 깃발>

2.35: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아버지의 깃발>보다는 화질이 약간 떨어진다. 일부 장면에서 지글거리는 등 디지털 노이즈가 보이며 이중윤곽선도 나타난다. 전체적으로 탈색된 색감이 <아버지의 깃발>과 같은 분위기를 유지하며 동일 역사물을 본다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그만큼 제작진의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다. 돌비 디지털 5.1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아버지의 깃발> 못지않다. 포성, 총성 등은 울림이 좋아 넓고 깊게 확산된다. 비행기 착륙 장면 등을 보면 우에서 좌로 엔진음이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등 방향감을 잘 살렸다.

▲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아버지의 깃발>과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모두 음성해설은 실려 있지 않지만 각각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된 만큼 다양한 부록을 담고 있다. <아버지의 깃발>은 ‘World On The Page’라는 코너를 통해 배우와 감독이 영화에 대한 보충 설명을 한다. ‘Six Brave Men’은 실제 사진 속 주인공들인 6명의 해병대원에 대한 자료다. 이를 통해 영화에 대한 배경 지식을 배울 수 있다. 이밖에 제작 과정, 특수효과, 이오지마 섬 전투를 다룬 19분 분량의 다큐멘터리가 들어 있다.

▲ <아버지의 깃발>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20분 가량의 제작 과정과 캐스팅 비화, 갤러리 등을 부록으로 담고 있다. 또 감독과 배우, 제작진이 지난해 11월 일본 도쿄에서 가졌던 세계 시사회와 기자회견 장면 등을 별도로 수록했다. <아버지의 깃발>에 비해서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으나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편견 없는 담백한 연출관을 엿볼 수 있어서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특히 기자회견 장면은 “전쟁의 허망함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연출관이 제대로 나타나 있다. 아울러 와타나베 켄을 제외하고 이 작품에 출연한 일본 배우들을 제대로 몰랐다면 캐스팅 비화와 제작 과정 등을 통해 관련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글 / 최연진(DVD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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