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웨더 맨 - 일기예보는 과학이 아닙니다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로 제67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골든글로브상, 뉴욕 비평가협회상, LA 비평가협회상 등을 휩쓴 니콜라스 케이지(본명은 니콜라스 킴 코폴라)는 액션, 코미디, 멜로, 드라마 등 어느 장르에나 어울리는 흔치 않은 배우다. 하지만 대중에게 어필하기 쉬운 블록버스터 영화에 종종 출연함으로써 예전 같은 ‘연기파 배우’의 모습이 다소 희석된 듯하다.

 Quality Check

 Picture ★★★  Sound ★★★

Title Sp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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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세 이용가

 ëŸ¬ë‹ 타임

 1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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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ë¹„디오 포맷

 ì• ë„ˆëª¨í”½ 와이드스크린 1.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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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번

그런 그가 오랜만에 진지한 모습을 연기했다. 쌓여가는 필모그래피만큼 그의 머리숱도 점점 줄어들고 있어 가끔씩 스크린으로 보노라면 안타깝기도 하고, 또 한국 여성과 결혼했다는 소식에 다른 할리우드 스타보다 더 정이 가는 배우인 니콜라스 케이지가 평범한 미국 사회의 가장을 연기해 감동을 선사한다. 감독 또한 코미디(<마우스 헌트>), 로맨틱 코미디(<멕시칸>), 호러(<링>), SF(<타임머신>), 판타지(<캐리비안의 해적-블랙 펄의 저주>)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흥행에 성공시키며 재능을 인정받고 있는 고어 버빈스키로, 시나리오에 반해 <캐리비안의 해적> 2, 3편을 준비하기 전에 <웨더 맨>을 연출했다고 한다.

주인공 데이브 스프리츠는 시카고 방송국의 인기 기상캐스터라는 근사한 직업에 종사하고 있다. 연봉도 제법 높아 행복한 미래가 보장된 듯 보이지만 영화 시작 후 얼마 되지 않아 일기예보가 맞지 않은 데 대해 시민들로부터 테러(콜라나 햄버거 같은 패스트푸드를 데이브에게 던진다)를 당한다. 아버지는 퓰리처상까지 수상한 유명한 작가지만 나날이 건강이 악화되고 있으며, 딸아이는 뚱뚱하고 끈기 없으며 부모 몰래 담배까지 피우는 문제아에 아들은 호모 카운슬러에게 성폭행당할 뻔 한다. 아내는 데이브와 이혼해 다른 남자와 재혼하려 하니 니콜라스도 참으로 오랜만에 동정이 가는 배역을 맡았다.

훌륭한 아버지 밑에서 자란 덕분에 아버지를 닮고자 유치하지만 소설도 써보고 어떻게 해서든 가정을 잘 꾸려나가려 하지만 가족 관계는 날이 갈수록 엉망진창이 되어버리고,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오보로 인한 원성은 고스란히 자신에게 돌아오니 데이브의 삶은 너무나도 고단한 가시밭길이다. 그런 그의 유일한 희망은 미국 전역에 방송되는 프로그램 <헬로 아메리카>의 기상캐스터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아버지에게 자신의 성공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위대한 아버지에게 한 걸음 다가갈 수 있게 되고, 아내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으며, 아이들에게도 데이브의 아버지가 그러했듯이 우상이 될 수 있을 거라 굳게 믿고 있다.

<웨더 맨>은 아들로, 남편으로, 아버지로 살아가려고 애쓰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그러한 과정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고 있다. 마치 영화 속 대사 “바람이 어디로 불지 어떻게 알아?”처럼 과학적 근거를 통해 추론하는 일기예보와 노력을 통해 차지하려는 자신의 자리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영화에서는 데이브 스프리츠의 모습을 ‘헬로 아메리카’, ‘패스트푸드’, ‘화살’을 통해 각각 가장의 권위, 쓸모없는 1회용품,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소도구로 나타내고 있다. 가끔씩 일어나는 오보의 책임이 본인에게 있을 리 만무하지만 시청자들은 틀린 일기예보를 말하는 웨더 맨에게 앙심을 품고 장난을 친다. 그렇게 그에게 던져지는 닭 가슴살, 타코, 콜라, 팔라펠 빵, 맥 너겟 등은 주인공의 독백처럼 ‘먹다 버려도 안 아까운 것, 먹기 좋고 맛있지만 영양분은 없는 음식 패스트푸드’다.

그런 현재의 모습을 바꾸기 위해 선택한 취미 생활이 바로 화살이다. 처음에는 딸이 관심 가져 시작했지만 딸은 이내 싫증내고 대신 데이브가 취미로 하게 된다. 처음에는 과녁에 맞추기도 힘들지만 차츰 차츰 정중앙을 향해 겨누는 데이브의 모습은 아들, 남편, 아버지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 자신에의 고백이다. 결심을 굳혀나가며 <헬로 아메리카>의 기상캐스터가 되기로 결심하는 순간, 훌륭한 아처가 된다.

데이브의 삶의 목표이자 도저히 넘지 못할 거대한 산이었던 아버지가 곧 돌아가신다는 사실을 알게 된 데이브는 어떻게 해서든 아버지에게 멋진 아들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안간힘을 쓰지만 상황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 때 아버지가 데이브에게 충고하는 한 마디. “나도 평생 글을 수정하면서 살았다. 네 예보 일처럼. 사는 건 엿 같은 거야. 때려 칠 용기도 필요해. 포기할 건 포기하는 용기. 커도 걱정꺼리라니까.” 욕 한 번 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던, 데이브가 보기엔 완벽한 아버지조차도 그런 고민을 갖고 있었다니. 데이브는 아버지가 살아서 해주는 마지막 조언을 듣고 용기를 내게 된다. 실패를 두려워하면 안 되며 일기예보가 틀리더라도 그건 바람이 어디로 불 지 모르는 탓이니 괜찮다는.

패스트푸드였던 자신이 화살로 잘 연마돼 드디어 ‘헬로 아메리카’가 되는 순간이다. <헬로 아메리카>는 미국 전역에 방송되는, 제목 그대로 미국을 상징하는 프로그램이다. 모든 것을 잘 할 수 없기에 아내에게 이혼당하고 아이들과도 떨어져 살게 되지만, 데이브는 <헬로 아메리카>의 기상캐스터가 됨으로써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다. 완벽할 순 없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노릇. 정말이지 바람은 변덕쟁이니까 말이다. 적어도 도심 한 가운데 활을 매고 다니는 그의 모습에 패스트푸드를 던지는 사람들은 없어졌으니까.

국내 극장에 개봉하지 않았지만 이미 평론가들의 찬사를 받으며 영화 마니아들에게 알려진 <웨더 맨>은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 1.78:1 화면비와 돌비 디지털 5.1채널을 수록해 국내 발매되었다. 화질은 평균적인 선예도와 암부 노이즈가 종종 눈에 띄지만 감상하기 불편한 정도는 아니다. 다소 차가운 톤으로 채색된 영상이 극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뉴욕의 차가운 날씨가 화면으로 전달된다. 이에 비해 돌비 디지털 5.1채널 음질은 기대에 못 미친다. 서라운드 효과는 거의 없으며 대사 출력은 간결하게 들리지만 다이내믹 레인지가 넓지 않아 전체적으로 얌전한 인상.

스페셜 피처는 풍성하지는 않지만 볼 만한 것들로만 채워져 있다. ‘장기예보-대본’은 영화의 탄생에 관한 짤막한 다큐멘터리다. 제작자 토드 블랙이 12년 전 시나리오 작가 스티븐 콘라드와 함께 <월터와 프랭크>를 제작하고 그의 다른 시나리오를 기다리다 <웨더 맨> 시나리오를 받아 영화화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을 비롯해 감독인 고어 버번스키와 니콜라스 케이지를 섭외하고 만들기까지에 대한 기록을 담고 있다.

‘예보-예보관 되기’는 니콜라스 케이지를 영화 속에서 주요한 역할인 기상캐스터로 만드는 과정에 대한 설명이 수록돼 있다. 영화 시작과 동시에 보이는 데이브의 몸짓이 아침체조이자 일기예보 리허설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기압-스타일과 색채’는 촬영감독 페든 파파마이클이 설명하는 <웨더 맨>의 색채와 질감에 대한 설명으로 데이브의 가정의 화사한 색채와 데이브 주변의 회색빛 색채가 캐릭터를 대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상대습도-캐릭터’는 주연배우들이 말하는 영화 속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다. 고어 버빈스키는 주연 배우에게 음식물을 던질 기회를 남에게 넘겨줄 수 없다며 직접 니콜라스 케이지를 향해 패스트푸드를 던졌다. ‘무역풍-협력’은 감독의 주요 스탭들이 <웨더맨>을 위해 노력한 부분들을 확인할 수 있다. 국내에 많이 알려진 작품은 아니지만 주연 배우인 니콜라스 케이지와 마이클 케인의 명연기를 볼 수 있는 작품으로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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