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300 - 강렬한 색감과 압도적인 현장감

“길손이여, 우리를 기억하라.” 기원전 480년, 그리스의 좁은 협곡인 테르모필레에서 벌어진 전투는 역사적 사실보다 비문에 새겨진 문구로 유명하다. 당시 페르시아의 크세르크세스 황제는 선대 황제인 다리우스의 뜻을 이어 받아 수만 명의 군대를 거느리고 그리스를 침공한다. 스파르타 왕이었던 레오니다스는 300명의 결사대를 이끌고 테르모필레 협곡으로 나아가 전투를 벌인다.

 Quality Check

 Picture ★★★★  Sound ★★★★☆

Title Sp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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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세 이용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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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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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번

수적으로 절대 열세였던 스파르타군은 좁은 협곡을 방패삼아 수만 명의 페르시아 군대의 발을 묶었고 페르시아군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지형 때문이었다. 뜨거운 문이라는 뜻의 테르모필레는 수백 미터 길이에 불과한 협곡으로, 폭이 좁아서 적은 수의 군대로도 방어가 가능했다. 페르시아 군대의 많은 인원은 도리어 장애가 돼서 협곡에 끼인 채 서로 밟고 밟히다가 벼랑 끝으로 떠밀려 바다로 떨어졌다. 그러나 역사의 수레바퀴는 스파르타 편이 아니었다. 그리스의 배반자인 양치기 에피알테스는 돈을 받고 테르모필레 협곡을 우회할 수 있는 뒷길을 페르시아 군대에게 가르쳐준다. 우회로를 통해 쏟아져 들어온 페르시아 군대는 결국 스파르타의 결사대를 몰살시키고 레오니다스 왕의 목을 벤다.

프랭크 밀러의 원작 만화를 토대로 만든 잭 스나이더 감독의 영화 <300>이 다룬 내용은 여기까지다. 실제 역사에서는 결국 크세르크세스 황제의 페르시아 군대가 아테네까지 짓쳐 들어가 아테네를 유린한다. 그러나 살라미스로 달아난 그리스군은 380척의 함선으로 1,200척의 페르시아 함대를 살라미스 해협에서 대파한다. 역시 테르모필레 전투처럼 지형을 이용한 승리였다.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에서 울돌목을 이용해 왜의 함대를 격파한 것처럼 그리스 함대도 깔때기 모양의 통로가 좁아지는 지형을 이용해 페르시아 함대를 물리친다. 결국 크세르크세스 황제는 그리스 원정을 접고 페르시아로 돌아간다.

잭 스나이더 감독의 영화는 원작 만화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강렬한 색감과 드라마틱한 영상으로 그대로 살렸다. 이를 위해 잭 스나이더 감독은 3대의 카메라를 이용해 싸움 장면을 촬영한 뒤 후반 작업에서 속도를 빠르게 했다가 다시 느리게 돌리는 등 변화를 주며 극적인 긴장감을 높였다. 특히 이 같은 촬영 방법은 스파르타 군대와 페르시아 군대가 테르모필레 협곡에서 처음 전투를 벌이는 장면에서 마치 발레를 보는 것처럼 역동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었다.

또 명암비를 바꿔서 색의 순도를 조절하는 크래쉬 기법을 사용해 영상의 색감이 진하게 강렬하게 보이도록 만들었다. 덕분에 영화는 마치 살아있는 만화책을 보는 것처럼 원작 만화의 충격적인 영상을 고스란히 재현했으며, 대부분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세트 촬영인데도 불구하고 스펙터클 영화를 보는 것처럼 장대한 느낌을 준다. 비록 남자들의 피와 근육을 강조한 극한의 마초이즘에 의존한 작품이지만 보는 사람을 흥분시킬 만큼 격정적이며 역동적이다.

2.35: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화질이 참으로 뛰어나다. 일부 장면에서는 의도적으로 입자감을 강조해 영화의 거친 느낌을 살렸다. 잡티나 스크래치하나 없는 깨끗한 영상은 DVD를 보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 또 만화책을 펼친 것처럼 강렬한 색감이 잘 살아있는 점도 장점이다. 어두운 장면이 적지 않은데도 사물이 어둠에 묻히거나 디테일이 떨어지는 일이 전혀 없다. 윤곽선도 명료하며 분명해 영상이 또렷하게 살아있다.

돌비 디지털 5.1채널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뛰어나다. <글래디에이터>처럼 날아드는 화살 하나하나의 소리가 들릴 정도는 아니지만 리어 스피커의 활용도가 높아서 마치 현장에 와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만큼 소리의 이동성과 방향감도 잘 살아 있다. 페르시아 군대가 쏘아올린 화살이 새까맣게 하늘을 덮으며 떨어지는 장면에서는 화살이 사방에 떨어지는 소리가 분명하게 들린다. 전쟁 영화답게 저음도 박력 있다. 폭풍우가 치는 장면이나 지축을 울리는 페르시아 군대의 전진소리가 웅장하며 묵직하게 재현된다.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된 만큼 부록은 풍성하다. 가장 관심을 끄는 부록은 두 번째 디스크에 실린 ‘300 Fact or Fiction?’이다. 과연 영화에서 다룬 내용들이 어디까지 사실이며 어떤 부분이 창작인지를 역사학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소개했다. 레오니다스 왕의 등극과, 왕비가 정치를 위해 자신의 육체를 무기로 활용하는 대목, 그리스의 신관과 신탁녀의 비밀, 페르시아 군대가 적군에게 공포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동원한 특수부대인 임모탈의 존재, 곱사등이 반역자인 에피알테스의 이야기 등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또 ‘Who were the Spartans?’는 영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스파르타에 얽힌 배경 지식을 소개한다. 스파르타인들은 어떻게 싸움을 잘 할 수 있었는지 궁금했다면 이 부록을 반드시 봐야 한다. 그 안에 비결이 들어 있다.

이와 함께 에피알테스의 자살 시도를 다룬 삭제 장면과 230cm의 큰 키로 등장하는 크세르크세스 황제의 촬영 비밀 등이 제작 과정으로 소개된다. 제작 과정에는 수중 탱크에서 촬영한 그리스 신탁녀의 환상적인 움직임과 눈에 렌즈를 끼고 특이하게 등장하는 로드리고 산토로 등 영화를 보며 궁금했던 사실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이밖에 프랭크 밀러의 인터뷰를 담은 ‘Frank Miller Tapes’ 등이 있다.

글 / 최연진(DVD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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