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캐쉬백 - 시간 다루기에 대한 독특한 발상

<캐쉬백>은 션 ì—˜ë¦¬ìŠ¤ 감독이 2004년에 연출한 동명의 단편영화가 있었기에 제작이 가능했던 영화다. 사진작가 출신의 엘리스 감독은 단편영화 <캐쉬백>으로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되었고, 트라이베카영화제, 시카고국제영화제 등에서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다. 18분짜리 단편영화로 큰 성공을 거둔 감독은 장편영화를 계획하기 시작했으며, 제작비 절감을 위해 단편의 장면들을 그대로 장편영화에 사용하는 과감한 시도를 단행한다. 사실 단편 <캐쉬백>에 등장했던 배우들이 한명이라도 출연을 고사했더라면 이 역시 불가능한 프로젝트였겠지만 다행히도 모든 배우들이 자신의 역할 그대로 장편 <캐쉬백>에 등장해주었고, 시나리오 집필에서 촬영 종료까지 소요된 시간은 단 7주였다.

 Quality Check

 Picture ★★★  Sound ★★★

Title Sp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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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ì…˜ 엘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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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ì…˜ 비거스탭, 에밀리아 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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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세 이용가

 ëŸ¬ë‹ 타임

 1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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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íƒœì›(알토DVD)

 ë¹„디오 포맷

 ì• ë„ˆëª¨í”½ 와이드스크린 2.35:1

 ì˜¤ë””오 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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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í•œêµ­ì–´,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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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번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 못지않게 <캐쉬백>은 스토리나 영상 면에서도 매우 재미있는 영화다. 감독의 경력이 십분 발휘된 재치 있는 카메라 트릭이 영화 곳곳에 포진되어 있으며, 시간에 대한 인물들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슬로우 모션과 패스트 모션, 프리즈 쇼트가 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동일한 기법을 사용하면서도 매 장면마다 다른 느낌으로 연출한 점은 이 영화의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주인공은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올리버’ 역으로 잘 알려진 션 비거스탭으로, 애인과 헤어진 후 단 한숨도 잠을 잘 수 없게 된 미대생 벤 윌리스 역을 맡았다. 비거스탭의 소년 같은 마스크와 섬세한 이미지, 우아한 여성 소프라노 곡과 어우러진 슬로우 모션, 그리고 담담한 내레이션이 가미된 오프닝만 보면 이 영화는 그저 실연당한 한 남자가 등장하는 청춘물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러나 공중전화 박스 장면을 지나쳐 본격적으로 벤의 야간 근무가 시작되면 영화는 ‘시간’에 대한 독특한 잡설을 풀기 시작한다.

솔직히 말하면 독특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특하다고 얘기한 것은 이 영화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누구도 언급하지 않았던 ‘시간 다루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How to Manage a Time - 다소 지루하고 딱딱하지만 <캐쉬백>의 부제로 가장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잡으려 해도 잡을 수 없고 빨리 흘려보내고 싶어도 마음대로 안 되는 시간, 잔인하지만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흘러가는 시간에 대한 유쾌한 수다가 바로 영화 안에 있다.

여자친구와 헤어진 뒤 벤에게 시간은 고통이다. 매 초, 매 분, 매 시간 마다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수지의 존재로 인해 불면증이 찾아오고 결국 벤은 남아도는 시간을 노동에 투자한다. 일을 해도 시간이 빨리 가지는 않는다. 그건 벤에게는 물론 슈퍼마켓에서 함께 야간 근무를 하는 샤론과 다른 동료들에게도 마찬가지. 그들은 지루한 혹은 고통스러운 시간을 빨리 보내기 위한 나름의 방법들을 가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단연 놀라운 기술을 가진 사람은 다름 아닌 주인공 벤. 역설적으로 벤은 시간을 멈춤으로써 시간을 빨리 가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과학적인 이론이나 기술을 알 필요는 전혀 없다. 그보다 영화는 멈춰진 시간 속에서 벤이 무엇을 하는지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시시껄렁하고 어설픈 SF 영화로 전락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다. 게다가 영화의 가장 아름답고 탁월한 영상이 등장하는 순간도 바로 이때다.

실제로 벤이 시간을 멈추는지, 아니면 그의 상상의 산물인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사실 그건 그다지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감독은 그렇게 시간을 조정하고(기술적이든 심리적이든) 상처를 극복해 결국 또 다른 사랑을 만나는 벤을 통해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만고의 진리를 얘기하고 있다. 샤론과의 행복한 재회 후 멈춰진 시간 속에서 눈 속을 달리는 벤은 실연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시간을 정지시켰지만, 이제 행복한 순간을 위해 시간을 정지시킨다. 때로는 이런 속편한 방법이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면서 환상적인 엔딩 장면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낸다. 어찌되었든 <캐쉬백>은 감각적인 미장센과 모던하면서도 서정적인 사운드트랙만으로도 말초신경이 한없이 즐거워지는 영화다.

독특한 영상들로 눈이 즐거운 영화이지만 화질 퀄리티는 그리 좋지 못하다. 전체적으로 경미한 노이즈가 지속되고, 채도가 떨어져 빛바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특히 도시 전경을 촬영한 설정 쇼트의 노이즈는 훨씬 더 눈에 띄고 샤프니스도 크게 떨어진다. 사운드의 경우 돌비 디지털 2.0 트랙만을 지원하고 있어 크게 언급할 만한 사항이 없으며, 잡음 없이 깨끗한 출력의 대사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것에 만족해야 한다.

부가영상 역시 조촐하지만 국내 개봉작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이나 오프라인 경로에서 별다른 정보를 얻기가 힘들기 때문에 제작 과정과 배우, 감독 인터뷰가 수록된 메이킹 필름은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 외에 예고편과 단편 <캐쉬백>이 수록되어 있다.

글 / 황균민(DVD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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