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시간을 달리는 소녀 - 3Disc의 초호화 구성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혹은 미래로 이동하는 내용을 그린 작품은 생각보다 많다. 그렇게 현재 시대를 뒤로한 채 움직이는 까닭은 미래에 대한 호기심, 동경도 있고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고자 하는 마음에서 움직이는 경우도 많다.

 Quality Check

 Picture ★★★★  Sound ★★★★

Title Sp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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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í˜¸ì†Œë‹¤ 마모루

 ëª©ì†Œë¦¬ 출연

 ë‚˜ì¹´ 리이사, 이사다 타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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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ëŸ¬ë‹ 타임

 9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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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

 ë¹„디오 포맷

 ì• ë„ˆëª¨í”½ 와이드스크린 1.85:1

 ì˜¤ë””오 타입

 ëŒë¹„ 디지털 5.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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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í•œêµ­ì–´,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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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번

<엑설런트 어드벤처>나 <백 투 더 퓨처>, <비지터> 같이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발랄한 영화들도 있지만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작품들은 대부분 어떠한 커다란 목적을 이루기 위한 여행을 그리고 있는 만큼 진지하고 심각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류를 구하기 위해 기계군단에 저항하는 저항군의 리더를 지키고자 미래의 사이보그를 과거로 보내는 <터미네이터>라든가, 어이없이 죽고 만 연인을 살리고자 타임머신을 개발해 과거로 떠나는 <타임머신>이라든가, 혹은 미래에 대한 예시를 통한 사건 해결을 그린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은 현재를 벗어나는 행위가 담고 있는 위험성에 대해 간접적으로 경고한다.

하지만 얼마 전 개봉한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우연히 ‘타임리프(Time Leap)’ 능력을 갖게 된 여고생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여느 시간여행 작품들과 달리 시간여행이라는 SF적인 소재에 로맨스를 곁들여 필요 이상 심각하지 않은 유쾌한 스토리로 감동과 재미를 안겨준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주인공 소녀는 선머슴 같은 여고생 곤노 마코토. 현재 치아키와 고스케라는 두 명의 남학생과 단짝으로 지내고 있다. 어느 날 우연히 타임리프 능력을 얻게 되고 그 능력을 동생이 먹어버린 자신의 푸딩을 과거로 돌아가 먹는다거나 노래방에서 원 없이 노래 부르는 등 지극히 사소한 일에 써버린다. 쪽지시험 만점에 좋아하는 철판구이도 언제든지 먹을 수 있게 된 것에 마코토는 대만족하지만 ‘마녀이모’라 불리는 카즈야 이모가 “네가 이득을 본 만큼 손해를 보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라고 말함으로써 명랑한 주인공의 생활에 변화를 겪게 된다.

타임리프를 계속하면 할수록, 마코토가 이득을 보면 볼수록 다른 사람들이 불행을 겪게 되는 모습을 확인하게 되고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 또다시 타임리프를 해도 사건은 점점 커지게 된다. 가장 곤란한 것은 고스케의 사랑을 이뤄주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치아키가 마코토에게 사귀고 싶다고 고백해온 것이다. 이 핑계, 저 핑계를 대고 또 타임리프를 발휘해 치아키를 피하는 마코토의 모습은 마치 잘못된 결말을 바로잡기 위해 쉼 없이 뛰는 영화 <롤라 런>이 떠오를 만큼 진지해진다.

1965년 발표한 츠츠이 야스타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제30회 일본아카데미애니메이션 최우수작품상 수상, 제39회 시체스 국제영화제 최우수 애니메이션상 수상 등으로 그 작품성을 입증 받은 작품이다. 무엇보다 40년도 전인 1965년에 이런 기발한 상상을 한 작가의 상상력이 놀랍다.

기본적으로 애니메이션과 원작의 전개는 유사하지만 원작은 각기 다른 세 편의 작품을 담고 있으며 모두 타임리프 능력을 지닌 여주인공이 등장한다고 한다. 필자는 아직 원작 소설을 읽어보지 못했는데, 세 편으로 나눠진 원작 소설의 얘기를 들으면서 애니메이션의 의문점을 다소간 풀 수 있었다. ‘그것은 타임리프이며 고교생에게 흔히 일어나는 일’이라 말해주는 마녀이모의 정체가 아마도 원작 소설에 등장하는 또 한 명의 ‘시간을 달리는 소녀’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뭔가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듯 보이지만 별다른 언급 없이 지나치는 ‘그림’도 원작과 애니메이션을 잇는 중요한 소도구일지 모를 일이다.

작품의 완성도와 재미에 비해 국내에서 조용히 개봉되었던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그러한 불만을 해소하려는 듯 꽤 호화로운 사양의 DVD 패키지로 발매되었다. 선착순에 한해 <시간을 달리는 소녀> 만화책 2권을 제공하기도 하며 OST CD와 원작 소설, 극장 상영 필름 컷을 제공하기도 한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무척 재밌었다면 관련 상품을 모두 모을 수 있는 DVD 패키지를 구하는 것이 어떨까.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원피스>의 호소다 마모루가 감독을, <모노노케 히메>의 야마모토 니조가 미술감독을, 그리고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사다모토 요시유키가 캐릭터 디자인을 맡는 등 스태프들의 커리어가 쟁쟁하다. 특히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거친 화질은 노이즈가 거의 보이지 않는 깨끗하고 선명한 영상을 제공하며 최근작다운 섬세한 배경 묘사를 보여준다. 비록 배경만큼 섬세하진 않지만 캐릭터의 생동감이 잘 살아 있는 등장인물과 자연스런 색상은 감상의 재미를 더해준다.

돌비 디지털 448kbps의 5.1채널 음성은 음의 다이내믹 레인지가 넓지 않고 임팩트 있는 음성을 수록하진 않았지만 성우들의 맛깔난 목소리를 잘 살려주며 학교 내 주변 소음 등을 적절히 재생해준다. 특히 타임리프하는 순간은 공간감이 살아나며 리어 스피커를 적극 활용해 서라운드 효과가 두드러지니 주의해 들어보도록 하자.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일본어를 공부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을 생각한다면 한국어와 영어 자막만 수록한 점은 단점으로 지적할 만하지만 마코토, 고스케, 치아키의 얼굴을 각각 프린팅한 세 디스크와 예쁜 디지팩 디자인, 70여 페이지의 오리지널 스틸북은 그러한 단점을 조금쯤 충족시켜줄 듯하다.

세 장의 디스크 용량은 각각 7.66GB, 2.46GB, 6.75GB로 되어 있다. 디스크 1은 본편 영상 외에 2006년 7월 7일 열린 ‘시사회 무대인사’ 장면과 가수 오쿠 하나코의 엔딩곡 ‘Garnet’ 뮤직비디오, 감독과 주요 성우들이 참여한 음성해설이 수록돼 있다. 무대인사 장면에는 꽤 볼거리가 많은데, 원작자 츠츠이 야스타카와 주요 성우들이 총출동해 팬들을 맞는다. 특히 “만약 타임리프할 수 있다면 무엇을 하겠는가?”에 대한 감독, 성우들의 답변이 무척 소박하고 재미있다. 아무래도 대부분이 여자들이어서일까? 필시 감상해보시길. 건담 시리즈의 애니메이터이자 <비너스전기> 등의 작품의 감독인 야스히코 요시카즈도 시사회장을 방문해 감독과 인사를 나눈다. 성우들과 함께 하는 오디오 코멘터리는 매우 밝고 흥겹게 작품에 대해 얘기를 나누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작품에 몰입하며 점차 말수가 적어진다. 코멘터리 초반, 영화에 빠져 1분간 침묵 등이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는데 정말 그렇게 되어 버리다니.

두 번째 디스크의 ‘디렉션 파일’은 첫 번째 디스크보다 기술적이고 전문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감독 호소다 마모루와 후루가 코우 기자의 대담으로 진행되며 작품에 리듬감과 긴장감을 주기 위해 동일한 포지션을 반복적으로 사용했다든가, 의도적으로 거리를 둔 광각 분위기의 촬영을 했다든가, 하는 식의 기술적인 설명이 포함되어 있다. ‘시사회 무대 뒤 이야기’는 디스크 1의 무대인사와 이어지는 부록으로, 무대 뒤편에서 성우들을 인터뷰하거나 시사회장의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시사회 후 영화관을 나서는 관객들에게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포스터 이미지를 새긴 부채를 감독과 성우들이 일일이 나눠주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감도를 높여 촬영한 듯 컬러 노이즈가 들끓고 선예도가 뭉개지며 명부의 하이라이트 계조가 날아가는 영상의 퀄리티가 너무 떨어져 저용량의 두 번째 디스크는 다소간 실망감이 든다.

세 번째 디스크는 본편 영상과 콘티 이미지를 한 화면에 동시에 보여주는 ‘스케치북’이 수록됐다. 중간 중간 수정이 더해진 탓에 콘티 이미지가 실제 영상과 100% 동일하지 않지만 색다른 감상을 할 수 있으며 화면 한쪽에 삽입곡의 번호와 제목이 쓰여 있다. 이것 또한 호소다 마모루 감독, 후루가와 코우 기자, 이토 도모히코 조감독, 아오야마 히로유키 작화감독 등의 코멘터리를 곁들여 감상할 수 있다.

AV 시장은 느리지만 확실하게, 천천히 풀 HD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PS3 가격 인하 루머와 함께 삼성, LG, 대우 등의 가전업체에서 보급형 차세대 플레이어를 선보이는 등 풀 HD로 충실히 이행해나가고 있는데 고가의 SD급 DVD는 왠지 시대에 역행하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 하지만 근시일 내 한국어 자막을 수록한 블루레이 애니메이션이나 HD DVD 애니메이션의 국내 정식 발매가 어려운 만큼 애니메이션만큼은 아직까지 DVD가 대세인 점은 분명하다. 판매량이 적어짐에 따라 출시에 신경을 덜 쓰는 작품이 늘고 있지만 꽤 많은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한 <시간을 달리는 소녀> DVD 세트는 소비자들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안겨주고도 남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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